4년 만에 공개된 베네수엘라 실제 경제 성적표…물가 13만%↑

입력 2019-05-30 09:23수정 2019-05-3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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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화폐 볼리바르화.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한 주유소. 로이터연합뉴스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공식 경제 성적표가 4년 만에 공개됐다. 정권의 검열을 받아온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갑자기 경제 지표를 공개한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이날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경제 지표를 공식 발표했다.

공개된 지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13만6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상한 92만9790%보다는 낮은 것이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 18.7%였고, 공공부문 소비는 9% 줄었다. 제조업 경기는 22.5%, 소매업 경기는 34.1% 떨어졌다.

IMF는 미국의 제재로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올해 베네수엘라 경제는 25% 축소하고, 물가상승률은 100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그동안 니콜라스 마두로 독재 정권에 의해 경제 지표를 발표하지 못했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식량난과 정전사태, 의료의 붕괴 등 인도적 위기를 보여주는 지표를 의도적으로 숨겨왔다. 지난 2017년에는 보건부가 세계가 놀랄 만큼 급증한 영아 및 산모 사망률을 공개하자 마두로는 보건부 장관을 즉시 해고하기도 했다.

그런데 중앙은행이 2017년 지표를 포함한 경제 지표를 발표하자 이코노미스트들이 영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베네수엘라의 한 경제학자는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실제로 데이터를 업데이트했다”며 “그들이 지금 왜 이를 모두 공개하는지 우리는 명확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때 라틴아메키라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였던 베네수엘라는 오랜 정치적 혼란 끝에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미국 등 50개 이상의 국가들은 지금의 경제 위기를 심화시킨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대신 야당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합법적인 국가 원수로 인정하고 있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18일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마두로 정권의 자금줄 역할을 한다는 이유로 은행과 일리아나 루사 총재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은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불법인 마두로 정권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제재를 부과한다”며 은행의 대부분의 결제 활동을 막는 제재를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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