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업계 “최저임금ㆍ52시간 근로제로 어려움 가중…노동유연성 높여야”

입력 2019-05-22 14:41수정 2019-05-2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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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시장 경직성 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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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일자리 창출 위한 인력정책 패러다임 전환 토론회’가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렸다.(사진제공=중기중앙회)

“노무현 정부 때도 최저임금을 인상했지만, 당시에는 워낙 최저임금 수준이 낮아 충격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으로 최저임금이 오른 상황에서는 현실에 맞게 재정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을 높여 소득 불평등 개선하겠다는 것에는 이론이 없을 것이다. 다만, 정책 의도와 달리 현장에서 일자리가 줄고, 소득 분배가 악화하고 있다.”

이의현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이 22일 ‘일자리 창출 위한 인력정책 패러다임 전환 토론회’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로자와 사용자 모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는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노동시장 혁신방안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

이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뒤 개정된 노동 제도 대다수가 고용 안정성 강화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직된 고용주도로 대기업 노조가 높은 임금을 요구하면 그 비용이 하청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으로 전가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노동 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해야 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승원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은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 동향을 인용해 지난달 실업률이 1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플랫폼 경제 등 산업 혁신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노동환경도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며 “독일은 노동 4.0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시장 구조 변화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면서 기업의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상생하는 일자리 창출 정책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노동자 편만 들어서도 안 되고, 사용자 편만 들어서도 안 되며, 노사 의견을 다 들어야 하는 법적 책임까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경제 문제를 들여다보면 자동차 부품 업체들 중심으로 일자리가 무너지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지불 능력을 높이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저임금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중기중앙회와 이 자리 있는 사람들을 책임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주제 발표에서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근로자의 임금감소와 기업의 추가부담 비용,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제시했다. 또, 중소기업의 일자리창출을 위한 정책으로 ‘주 52시간제 조기 도입 소기업에 인센티브 제공’, ‘소상공인의 생애주기에 따른 단계별 창업역량 강화’, ‘특성화고 졸업생을 중소기업 연구개발의 핵심인력으로 활용’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토론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과 노동 유연화 정책의 실효성 등에 관한 의견이 오갔다. 김동욱 한국경영자총협회 본부장은 전날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최저임금 현장 실태 파악’ 보고서를 언급하며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인상됐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져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 영세 업종 사업주들이 고용과 근로 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본부장은 “경제 원로들은 만나면 최저임금을 동결만 해도 내년에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며 “지금은 자동차를 포함해 모든 산업에서 투자 심리가 하강 국면”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에 대해 특별연장 근로시간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지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교 교수는 “근로시간과 생산성이 밀접하게 연계된 중소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근로시간 단축은 임금 감소로 직결돼 최저임금 상승효과가 반감한다”고 역설했다.

박 교수는 독일을 예로 일었다. 독일은 우리나라 근로기준법과 같이 근로 계약, 임금, 근로시간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법률이 없고, 대신 개별 입법과 단체협약을 통해 규율한다. 법률은 말 그대로 최저 기준만을 규율하고 있다.

박 교수는 “무조건 독일처럼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방법론의 전환과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지금처럼, ‘300인 미만’ 등 이렇게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은 원시적”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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