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6일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해 "국가들끼리 서로 싸우지 말고 대기오염물질과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맡은 반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인 초청 미세먼지 간담회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위해 오염원의 과학적 규명은 명명백백하게 해야 하지만, 책임을 서로 미루며 실천을 망설여서는 앞으로 나갈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 업무를 마치고 고국에 돌아와 우리 국민이 미세먼지로 큰 고통받는 것을 목격해 정말 가슴 아프다"면서도 "미세먼지 심각성을 아동, 학생도 다 아는 지금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기"라고 말했다.
반 위원장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개인적으로 크고 작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갈등이 일시적으로 더 드러날 수밖에 없다"며 "갈등이 이익집단 간 비이성적 대결로 비화하지 않고 대승적인 타협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미세먼지 감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에너지 문제는 기후변화, 미세먼지 문제와 잘 배합이 이뤄져야 한다"며 "에너지 믹스(에너지원 다양화)를 어떻게 할지는 전문가 토의, 국민정책참여단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 위원장은 대권 도전을 묻는 질문에 "잘못하면 이제까지 내가 쌓아온 인테그리티(진실성)나 여러 가지 다 망하고, 솔직히 유엔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 같다는 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으로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내 마지막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44년생인 반 위원장은 "내 나이를 따져보면 여러분도 짐작하실 거다"라면서 "어떤 사람이든 다 때가 있다. 난 프라임 시간(전성기)은 이미 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