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갑상선암은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며, 수술을 미루는 경우가 있다. 5년 미만의 생존율만을 놓고 본다면 맞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갑상선암의 장기 추적 관찰, 특징들을 고려한다면 위험한 발상일 수 있다.
실제로 갑상선암은 과다진단논란 이후로 최근 4년 새 수술이 40%가 급감했다. 이는 과다진단논란 이후 진단 지침의 변경, 환자들이 가벼운 질환이라고 판단해 천천히 치료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존율이 높은 암이라도 가볍게 생각해서 병원 진료를 늦추어서는 안 된다. 여전히 여성암 1순위이며 2005년부터는 남성들도 많이 발병하고 있고, 늦어지면 초기에는 100%의 생존율이 70%까지 떨어지기 때문이다.
갑상선암은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미분화암으로 크게 나뉜다. 이 중 유두암은 갑상선암의 90프로 이상을 차지한다. 원격전이를 잘 하는 다른 암들과 달리 유두암은 진단 초기에는 원격전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병의 진행 과정도 거북이처럼 천천히 일어난다. 하지만 모든 유두암이 똑같은 진행 과정을 거치지는 않는다. 치료에 반응이 좋은 것은 80% 정도 밖에 되지 않으며, 나머지 20% 정도는 방사성 요오드치료에 반응이 좋지 않은 난치성암이다.
유두암의 변종인 키 큰 세포암, 섬모양암, 고형암, 원주세포암, 미만성 석회암, 허틀세포변종, 저분화암 등은 진행이 빠르고, 재발도 잘되는 암이다. 따라서 이런 유두암의 변종일 때는 크기와 상관없이 빠른 수술이 필요하다. 문제는 수술 전에는 경과가 좋은 저위험 미세유두암과 위의 유두암 변종들을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갑상선암이 5mm 미만의 크기, 갑상선 피막 안에 잘 감싸져 있고, 암이 기도, 식도, 성대신경, 뇌경동맥 등과 인접해 있지 않으며, 주위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지 않을 때에 갑상선암 수술을 미루면서 관찰할 수 있다. 6개월마다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로 암이 커지거나, 림프절 전이가 의심된다면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10년 이상의 장기 추적 관찰 결과가 없으며, 대다수의 수술 환자에게는 초기 반절제술만으로 치료할 수 있었던 것이 전절제술로 변하는 경우가 많아질 수 있다. 환자의 생존율에는 변화가 없지만, 삶의 질 자체는 떨어질 수 있다.
손기탁 대구 라파엘병원 과장은 “갑상선암 치료 수술은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갑상선암의 5년 생존율은 99.8%로, 다른 어떤 암보다도 예후가 양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생존율은 암을 가지고 있는 유병 생존율이지 앞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미국의 갑상선암의 병기에 따른 치료 후 10년 생존율을 보면 1기 99%, 2기 85%, 3기 75%, 4기 40%로 암이 진행될수록 눈에 띄게 생존율이 감소한다. 다른 암과 달리 천천히 자라지만, 진행 과정도 오랜 기간 천천히 악화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갑상선암도 다른 암과 다를 바 없이 초기에 치료하면 치료 성적이 좋고, 진행하고 나면 재발률과 사망률이 높아진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