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리뷰] '고무줄 신발 끈', 매듭이 없어 편리하기는 한데…

입력 2019-04-2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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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썰리뷰'는 중소기업이나 해외 아이디어 제품들을 직접 사용해보고 제품의 특징과 장단점을 솔직하게 설명하는 코너입니다. 실생활에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 상품이 있다면 이재영 기자(ljy0403@etoday.co.kr)김정웅 기자(cogito@etoday.co.kr)에게 제보해주시면 직접 사용해보고 솔직한 후기를 소개하겠습니다.

▲운동화용 고무줄 신발끈은 두 가지 색으로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다. 무난하게 또는 과감하게 기호대로 선택하면 된다. (홍인석 기자 mystic@)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 고무줄 같은 녀석들을 본 순간 처음 든 생각이다. 신발 그림이 배경에 있는 것을 보고 ‘신발 끈’이라고 추론했다. 맞다. 고무줄 신발 끈이다.

신발 끈. 길을 걷다 풀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다시 묶었던 경험이 떠올랐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일이다. 구두와 운동화 어디에나 있는 그 녀석. 힘들지는 않지만 귀찮게 만드는 그 녀석. 손에 물건을 쥐고 있거나, 무거운 가방을 메고 있을 때 다시 조여 매는 것은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다.

그 귀찮음을 없애주기 위해 나온 것이 바로 고무줄 신발 끈이다. 고무줄로 만들어져 있어 절대 풀릴 일이 없다. 애초에 풀릴 매듭도 없다. 생활 속 편리함을 증대시켜주는 물건이다. 신발 앞부분에서 뒷부분으로 갈 때마다 끈의 길이도 길어진다. 신발을 벗겨지지 않게 만들려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이다.

▲구두용 고무줄 신발 끈도 두 가지 색이다. 구두용이라 그런지 끈도 근엄하다. (홍인석 기자 mystic@)

고무줄 신발 끈은 구두용과 운동화용으로 구분해 판매하고 있다. 구두용을 먼저 살펴보자. 검은색과 갈색이 구두 색상의 대부분인 만큼, 제품의 색상도 두 가지다. 쉬는 날에 구두 끈을 푸는 것은 정말 귀찮은 일이지만, 모두 풀어헤쳤다. 다행히 한 짝에 3개씩 끼우면 됐다.

▲매듭이 없는 덕에 훨씬 깔끔한 느낌이다. (홍인석 기자 mystic@)

열심히 고무줄 끈을 끼우고 걸어봤다. ‘쫀쫀한’ 느낌이다. 걸을 때 발꿈치와 구두 바닥이 떨어지지 않았다. 기존의 신발 끈을 묶었을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뒤에서 걸어오는 사람이 실수로 발 뒤를 밟더라도 벗겨지지 않을 것 같았다. 고무줄이라 비가 오는 날 젖을 일도 없으니 착용감과 실용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발뒤꿈치와 신발의 거리를 보기 위해 발목에 힘을줬다. 이 때문에 힘줄이 눈에 띈다.(홍인석 기자 mystic@)

구두용과 운동화용은 색깔도 다르지만, 크기도 다르다. 운동화 고무줄 끈은 각기 다른 길이지만 구두용은 길이가 모두 같다. 개수도 더 많다. 친구와 나눠서 쓸 수 있을 정도다. 남자 구두 신발 끈 구멍은 한 짝당 적으면 3쌍, 많아도 5~6쌍이다. 상품 구성이 아주 넉넉한 셈이다.

▲과감하게 형광색 끈을 운동화게 끼웠다. 매듭이 없는 게 낯설다. (홍인석 기자 mystic@)

운동화용 고무줄 신발 끈을 살펴보자. 원래 묶여 있던 신발 끈을 풀고 고무줄 신발 끈을 끼우기 시작했다. 편리한 무선이어폰을 쓰기 위해서는 충전이라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듯 고무줄 신발 끈도 기꺼이 귀찮음을 경험해야 한다. 신발 한 켤레에 끼워 넣는 시간은 정확히 13분 걸렸다. 기존의 신발 끈을 묶었을 때는 3~4분가량 걸린다. 길어야 5분 정도. 고무줄 신발 끈을 운동화에 사용하는 경우, 처음 끼울 때 10분 정도가 더 소요되는 셈이다.

▲형광색 고무줄 끈과 별바지의 조합이 이색적이다. 용기만 있다면 이대로 거리를 활보해 보고 싶다. (홍인석 기자 mystic@)

드디어 완성했다. 형광이 신발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해줬다. 이렇게 신고 나가면 어딜 가든 ‘핵인싸’소리를 들을 것 같았다. (Insider와 Outsider는 한 끗 차이다. 판단은 각자의 몫…)

신발을 신고 걸어봤다. 한 발, 두 발…. 끈은 사물과 사물을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신발 끈은 신발이 발을 흔들리지 않도록 편안하게 잘 잡아줘야 그 존재가치가 있다. 아무리 편리하고 예쁘더라도 말이다.

▲발꿈치와 신발의 거리가 지구와 안드로메다 급이다. 신발이 벗겨질 것만 같다. (홍인석 기자 mystic@)

운동화용 고무줄 신발 끈은 구두용과 달리 이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 걸을 때마다 신발과 발꿈치의 거리가 벌어졌다. 9호선과 같은 지옥철을 타고 다니다 보면 본의 아니게 신발 뒤를 밟힐 일이 많다. 끈을 제대로 조이지 않으면 벗겨지기 일쑤다. 고무줄 신발 끈으로 교체한다면 매일 벗겨진 신발 한쪽을 찾아 헤맬 것 같다.

▲흰색과 형광색 모두 장착했다. '핵인싸'의 면모가 더 잘 드러난다. 그런데 발등은 아프다. (홍인석 기자 mystic@)

신발을 바꿔서 다시 해봤다. 발에 더 잘 맞는 신발로 고무줄 끈을 끼워보니 착용감이 달랐다. 쫀쫀한 맛은 배가 됐지만 걸을 때마다 발등이 조금 아팠다. 고정하는 녀석(사진 오른쪽)이 발등을 자극한 탓이다. 조금 느슨하게 끈을 풀고 싶어도 그러지 못했다.

그렇다. 이 녀석이 주는 편리함에도 불편함은 있었다. 끈의 매듭은 풀어지지 않았지만, 신발에 따라 착용감의 차이가 컸다. 일반 끈이라면 알맞은 착화감을 위해 강도를 조정할 수 있는 반면, 이 녀석은 애초에 그게 불가능하다. 신발을 끈에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헐렁한 것은 더 쪼이고, 너무 쪼이는 것은 헐렁하게 할 수 없다.

결론이다. 편한 건 무지하게 편하다. 신발 끈이 풀릴 일이 절대로 없으니까 당연하다. 그런데 착용감은 신발,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같은 260mm 크기 신발이어도 어떤 것은 살짝 크거나 작게 나온다. 이 고무줄 신발 끈이 모두 감당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구두 다음으로 리뷰한 운동화 역시 크기가 더 작았다면 착용감이 좋았을 수도 있다. 물론 그 반대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만약 ‘이걸 꼭 쓰고 싶다’라고 생각한다면 매장에서 미리 신발을 신어보고 이 녀석도 끼워서 한 번 걸어보길 바란다. 인터넷으로 신발을 샀다가는 완전한 착용감을 확인할 수 없으니 말이다.

편리한 것은 약간 혹은 많은 위험요소를 갖고 있다. 삶의 진리를 고무줄 신발 끈을 통해 또 한 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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