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호실적 기대되지만, 원재료 가격부담 높아
화학업종의 2분기 호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실적에만 의존한 투자는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 가격부담과 더불어 세계 석유화학산업의 공급과잉과 채산성 악화 등이 예상되면서 종목 선정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석유화학 업체 11개사 중 4개 기업(LG화학, 동양제철화학, 삼성정밀화학, 금호석유화학)이 분기사상 최대 이익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되며 2년 연속 분기 실적 상승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NH투자증권은 2분기 LG화학, 호남석유, 한화석화, 제일모직, SKC 등 5개사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6.6% 증가한 6조6172억원, 영업이익은 81.4% 증가한 6321억원을 예상했다.
최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한 cost-push, 중국 NCC설비 트러블로 인한 기초유분 공급부족 등에 따른 주요 화학제품 가격 및 스프레드가 상승했다"며 "개별적으론 LG화학의 LG석유화학 합병 효과와 LG화학, 제일모직 IT사업부의 외형 성장 및 수익성 개선 등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화학 산업에 대한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재료 가격부담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
HMC투자증권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올 초 배럴당 86.99달러에서 저점을 기록한 후 연일 급등해 지난 11일(현지시간) 한 때 배럴당 147.27달러까지 오르면서 단숨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용환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불균형이 유가 급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제시되는 가운데, 이란 등 중동의 지정학적인 문제에 따른 공급차질 가능성과 달러화 약세에 따른 투기수요까지 겹치며 가격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석유화학 산업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가격도 급등, 지난 4일 기준 톤당 1232.5달러까지 상승했다.
최지환 연구원은 "아울러 올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이란, 사우디 등 중동에서 최소 2~3년간 에틸렌 생산능력이 대규모로 증가해 화학 산업의 다운사이클 진입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상고하저의 흐름을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해 중동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1333만7000톤으로 세계 시장의 9.7%를 점유하고 있지만 대규모 중동 프로젝트로 인해 오는 2012년에는 2953만2000톤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이 19%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NH투자증권은 화학업종의 투자유망주로 LG화학을 제시했다.
최 연구원은 "중동 ECC증설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LG화학의 화학부문 영업이익은 LG석유화학 합병, 주요 다운스트림 제품의 안정적인 수익성 등으로 전년대비 98.7%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하이브리드용 폴리머전지, 태양광관련 소재사업 진출 등 신성장 사업에 대한 진출 및 가시화는 LG화학의 기업 가치 상승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더불어 NH투자증권은 호남석유에 대해 원재료 가격 부담 등을 이유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평균으로 하향조정했으며, 한화석화, 제일모직 등은 투자의견 시장평균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