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마트 행사•기획 전담 직원, 뇌출혈 산재 인정"

입력 2019-04-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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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마트 행사, 기획, 민원 등을 전담하다 회사가 아닌 집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직원에 대해 업무상 재해가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단독 김정진 판사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B마트 물류·행사팀장으로 근무하던 중 2015년 11월 뇌출혈로 쓰러졌다. 당시 A씨가 회사로 출근하지 않자 직장 동료가 A씨의 집을 찾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A씨는 요양급여 신청을 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뇌출혈과 업무에 연관성이 없다”며 승인하지 않았다.

A씨는 “마트에서 근무하면서 과중한 업무를 수행해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누적됐다”며 불승인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주장했다.

김 판사는 “원고의 과중한 업무를 한 데 따르는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기존 질환인 고혈압 등이 자연 경과 이상으로 악화돼 뇌출혈에 이르게 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원고의 업무와 뇌출혈 발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민원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과 행사, 매장기획 등을 담당하던 직원이 퇴사하면서 이들의 업무까지 수행해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업무가 더욱 가중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김 판사는 “특히 발병일에는 김장 행사에 사용할 절임배추가 대량으로 입고될 예정이었는데, 배추가 예정대로 입고되지 않으면 중요한 행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므로 이를 담당한 원고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원고의 1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시간 외 근무가 모두 반영되지 않은 마트 종사원 일일 출퇴근 기록부에 따라 산정된 것만으로도 52시간을 초과한다”며 “정해진 업무시간 외에도 근무했던 점에 비춰 보면 업무량이 상당히 과중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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