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막아냈다…한국, WTO 분쟁서 일본에 승리

입력 2019-04-1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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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상소기구 "한국의 수입금지 조치, 부당한 무역차별 아냐"

(뉴시스)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가 동일본산(産) 수산물 수입을 둘러싼 한일 분쟁에서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WTO 상소기구는 11일(현지시간) 내놓은 판정보고서에서 '한국의 수입 규제조치가 WTO 협정에 합치한다'고 판정했다. WTO 상소기구는 WTO 회원국 간 무역분쟁 2심을 맡는 조정기구다.

한국은 2013년 후쿠시마, 이와테, 미야기 등 동일본 지역 8개 현(縣)에서 나온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나머지 지역 수산물도 검역 절차를 크게 강화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이 지역 수산물이 방사능에 오염될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서다. 이에 일본은 한국이 자국 수산물을 부당하게 차별한다며 2015년 한국을 WTO에 제소했다. 동일본 대지진 일본산 수산물에 수입 규제·금지 조치를 내린 국가 중 일본이 WTO에 제소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WTO 상소기구는 '식품 오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본의 특별한 환경적 상황 등을 고려했어야 한다'며 한국의 수입 규제가 자의적 차별이 아니라고 명시했다. 수입 규제가 지나치게 양국 간 무역을 제한한다는 일본의 주장에도 '정성적 기준을 고려하면 부당한 무역제한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다만 상소기구는 '한국이 수입 규제조치 관련 정보를 불명확하게 공개한 부분은 WTO 협정 위반이다'는 일본의 주장은 인정했다.

이날 상소기구 판정은 일본의 손을 들어준 지난해 WTO 패널 결정을 대부분 뒤집는 것이다. 무역분쟁 1심 격인 WTO 패널은 지난해 한국의 수입 규제가 '자의적 차별'이며 '지나치게 무역제한적'이라고 판정했다.

그간 위생·식물위생(SPS) 협정 분쟁에서 상소기구가 패널의 판정을 파기한 전례가 없어 이날 상소기구 판정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판결 직전까지 정부 안팎에서도 비관적인 시선이 많았다.

상소기구 보고서를 받아든 우리 정부는 고무적이다. SPS 협정 분쟁에서 처음으로 승리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현행 수입 금지·규제 조치를 유지하기로 했다. 윤창렬 국무조정실 사회조정실장은 12일 "정부는 우리의 검역주권과 제도적 안전망을 계속 유지하고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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