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수순 밟는 바른미래당, 군침 흘리는 민주평화당

입력 2019-04-1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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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출신 '손학규 사퇴 요구' 지속…쪼개지면 정계개편 도화선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 하고 있다.(연합뉴스)
4·3 보궐선거 이후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그동안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이 사사건건 부딪혀 온 '한지붕 두 가족' 양상이 이번 선거를 계기로 폭발하면서 결국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의 최고위원회의에는 바른정당 출신의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이 일제히 불참한 채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이들은 손학규 대표를 포함한 현 지도부가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앞으로 열릴 최고위원회의에도 모두 불참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손 대표는 일단 '버티기'에 돌입했다. 바른미래당이 다음 총선을 대비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당내 화합이 중요한 시기라는 게 손 대표의 주장이다. 손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지금 그만두면 누가 당 대표를 하느냐. 선거에서 떨어졌다고 기다렸다는 듯 바꾸라고 하는 것은 어림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지도부 총사퇴 요구가 계속됙 있어 당분간 바른미래당의 집안싸움은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하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현재 모습으론 내년 총선승리는 고사하고 당의 존립도 위태롭기 때문에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변화를 강제하겠다는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바른미래당의 집안싸움은 내년 총선을 앞둔 정계개편 논의에도 불을 붙이고 있다. 당장 민주평화당 일각에서는 옛 국민의당 인사들을 향해 '호남 통합론'을 띄우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언제까지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엉거주춤한 상태로 봉합해 나갈 수 있겠느냐"며 "손 대표가 결단을 내려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 내 호남지역 의원들은 정동영 대표가 정의당과 함께 원내교섭단체 결성을 재추진하는 데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실익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실제로는 내년 총선을 앞둔 표계산이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의당보다 바른미래당 내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과의 통합이 유리다하는 판단에서다.

한편 바른정당 출신 중 일부는 자유한국당과의 '보수 대통합'을 거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대해야 하는 한국당 또한 이들과의 통합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다만 바른정당계 '수장' 격인 유승민 의원이 한국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어 당장 논의가 본격화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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