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평가 매년 하위권...올해 권익위 ‘청렴 컨설팅’ 요청
7일 금감원에 따르면 권익위는 지난달 27일부터 5일까지 열흘간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2019년 청렴 컨설팅 대상기관 반부패 역량진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청렴 컨설팅은 공공기관의 청렴도 개선을 위해 부패 취약 업무의 처리절차, 조직 문화의 관행 등을 진단해 맞춤형 대책을 제공하는 지원 정책이다. 올해는 총 24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다.
‘금융 검찰’로 불리는 금감원 임직원은 법률 준수를 넘어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는다. 감독기구로서 금융회사를 관리·감독, 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감원의 종합 청렴도는 매번 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5등급 중 4등급, 2015년부터 3년간은 연속 5등급을 받았다.
금감원은 컨설팅을 통해 종합 청렴도 등급을 올려 감독기구의 위상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우리 조직이 저평가 되는 이유를 외부 시각으로 들여다 보고 내부적으로 고민하면서 전반적인 인식을 개선해나갈 것”이라며 “낮은 등급을 받는 원인을 파악해 개선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금감원 종합 청렴도 등급이 낮게 나오는 원인은 민원인,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제3자 평가에서 최하 등급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본 원인은 계속되는 내부 비위 행위다. 종합 청렴도 최종 등급은 점수 환산 뒤 부패사건 발생 현황 감점을 적용해 산출한다. 비위행위가 적발되면 한 등급씩 강등되는 식이다.
금감원은 2017년 9월 감사원으로부터 다수의 채용 비리 사례가 적발돼 ‘채용 비리의 온상지’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에도 지난해 3월 최흥식 전 원장이 채용 비리 의혹으로 사임하고, 하반기에도 전직 부원장의 주가 조작, 직원들의 차명계좌 주식 거래 등의 사건이 발생했다.
금감원은 2017년 11월 꾸린 ‘인사 조직문화 혁신 TF’를 통해 임원 대규모 물갈이 등 강도 높은 쇄신 작업을 진행했지만 계속해서 직원 비위 행위가 적발돼자 내부 쇄신 노력이 한계에 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신뢰도는 낮아진 상태다. 금감원 감찰실에서 내부 게시판에 설문조사 응답을 독려하는 글을 게시하자 한 직원이 욕설과 함께 “솔직히 위에서 잘해야지 밑에 직원들이 무슨 잘못이냐”는 내용의 댓글이 달렸다가 삭제되는 해프닝은 이를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권익위는 이달 설문조사·자료분석을 거쳐 4~6월 1차 컨설팅 회의, 7~9월 2차 컨설팅 회의, 8~10월 보고서 작성, 11월 성과 공유 및 평가 일정으로 금감원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