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실트론 TRS 거래 논란 재점화

입력 2019-04-0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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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특수목적회사(SPC)와 총수익스왑(TRS) 거래를 빌려 발행어음 자금이 개인에 흘러간 것은 위법이라 판단하면서 대출 수혜자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관심이 쏠리게 됐다.

3일 금융감독원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자금 부당대출에 대해 최 회장에 대한 개인대출로 보고 자본시장법 위반이라 판단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SK실트론 거래는 초대형 IB인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개인대출을 했다는 의혹을 샀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단기금융업은 개인 신용공여나 기업금융 업무와 관련 없는 파생상품 투자가 금지된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8월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1673억 원을 SPC인 키스아이비제16차에 대출해줬다. 키스아이비제16차는 이 자금으로 SK실트론 지분 19.4%를 인수했는데, 해당 SPC는 최태원 회장과 TRS 계약을 맺고 있었다. 이에 최 회장은 주가 하락으로 인한 위험을 부담하는 대신 자금투입 없이 SK실트론 지분 19.4%를 점유하는 효과를 봤다.

이를 두고 금감원은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SPC를 거쳐 최 회장에게 흘러 들어간 개인대출로 판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업무수탁자로 해당 SPC의 자산운용 업무를 수행했기 때문이다.

SPC(Special Purpose Company)는 자산 유동화를 위해 설립되는 페이퍼컴퍼니다. 채권 매각과 원리금 상환이 끝나면 자동으로 소멸된다.

TRS(Total Return Swap)는 주식 매입자와 매각자가 투자로 인한 수익과 위험을 나눠 갖는 신용파생상품이다. 기업은 증권사와 TRS 거래를 맺은 주식의 주가가 상승하면 차익을, 하락하면 손실을 본다. 위험을 부담하는 대신 자금을 투자하지 않고도 주식을 매수한 효과를 얻고, 증권사는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블루홀의 자회사와 삼성증권 SPC 간 맺은 TRS 계약에 위법성이 있다는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의 지적이 나오며 논란이 불거졌다. 앞서 금감원은 최근 5년간 10여 개 대기업집단의 TRS 거래 30여 건에 계열사 지원과 지분 취득 등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자료를 넘겼다.

공정위는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 과정을 비롯한 대기업집단의 TRS 거래에 위법한 문제가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에서 SK와 현대차, 롯데, CJ, 현대, 두산, 금호, 한진, 효성, 세아, LS 등이 TRS 거래를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기업금융 업무의 일환으로 발행어음 조달자금이 SPC라는 실체가 있는 법인에 투자돼 문제가 없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SPC가 TRS 거래하는 것보다는, 이를 악용하는 일부 기업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TRS는 굉장히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상품거래로 긍정적 기능들을 많이 갖고 있다”며 “워낙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널리 사용되는 파생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황 연구위원은 “SPC가 TRS를 거래하는 것 자체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면서도 “다만, 특정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이 됐다고 금감원이 판단한다면 그러한 근거가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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