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가 시작되고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낯선 환경,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함께 시작해야 하는 3월은 긴장감이 저절로 생긴다. 새로운 시작의 긴장과 불안감이 장 기능을 자극해서 시도 때도 없는 복통과 설사로까지 연결되는 과민성대장염 환자에게 3월은 무척 힘든 시간이다. 이제 4월은 중간고사와 각종 자격증 시험이 줄줄이 시작되는 달. 과민성대장염이 있는 수험생은 시험 전 긴장이 증상을 더 악화시킬까 벌써 걱정되는 시기다. 정이안 원장의 건강 Q&A로 대처법을 들어보자.
Q : 과민성대장염 때문에 시험망칠까 벌써 걱정이에요
안녕하세요? 이번에 대학 입학한 새내기 여학생입니다. 원래 장이 약해서 어릴 때 장염을 자주 앓았는데 중학교 때부터는 아무 이유 없이 아침 등굣길에 설사 느낌 때문에 화장실을 들락거리느라 지각도 많이 했어요. 고 3때는 더 심해져서 시험 기간에 종일 배가 아프고, 가스가 차고 설사 느낌 때문에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어서 수능을 포기할 뻔했어요. 수능 끝나면 좋아지려나 했는데, 대학 입학하니 새로운 사람들, 그리고 바뀐 학교생활에 적응하느라 스트레스받아서 그런지 증상이 또 심해지고 있어요. 곧 중간고사도 다가오는데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한숨만 납니다. 시험 걱정에 벌써 안절부절못하겠어요.
A : ‘장은 제2의 뇌’ 라고 할 정도로, 스트레스와 그 기능이 밀접하게 관련되어있지요. 그래서 장은 심리상태에 따라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장운동을 지배하는 자율신경이 제 기능을 잃게 되거든요. 그래서 장운동을 너무 느리게 시키면 변비, 너무 빠르게 시키면 설사로 나타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이 되는 것이지요. 특히 수험생과 직장인들의 아침 긴장감과 불안감은 당연히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악화시킵니다.
질문 주신 내용대로 이 병을 앓는 수많은 학생, 수험생 그리고 직장인들의 생활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이기도 하지요. 특히 갑자기 느껴지는 설사감, 원인 모를 복통, 심한 불안감이 하루 중 아침에 심해서, 가장 집중이 잘되어야 하는 수험생의 아침 시간을 망가뜨리게 하기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배가 쥐어짜거나 찌르는 듯하게 아프면서 설사와 변비를 번갈아 하는 증상입니다. 대변은 가늘고 풀어지면서 아랫배가 더부룩하고 가스가 찬 것 같은데 막상 대변을 보면 시원하게 나오질 않아서 답답하지요. 그리고 조금만 신경 썼다 하면 바로 아랫배가 아프고 화장실을 계속 들락거려야 하고, 시험공부를 하거나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등 심리적인 부담감 등으로 긴장될 때, 그리고 잠이 부족하거나 많이 피로할 때는 증상이 더 악화됩니다.
치료를 위해서 우선은 장을 자극하는 음식을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장을 자극하는 음식이란, 술, 기름진 음식, 고 칼로리의 푸짐한 식사, 탄산가스 음료, 유제품, 찬 음료, 자극적인 음식, 라면, 커피, 오렌지 쥬스, 콩, 감자, 고구마, 옥수수, 참외, 사과 등인데요, 장을 과민하게 만들 수 있는 이런 음식들은 피하시는 것이 좋겠지요.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실제 대장에 염증이나 다른 이상이 있는 질병이 아니라, 심리적인 긴장과 불안에 예민하게 장이 반응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러니, 마음을 편히 먹고 자주 안정을 취하는 생활 습관이 중요하지요. 식사 후에 조용히 혼자 20분 정도 산책을 하는 습관도 좋습니다.
체질적으로 허약한 장 기능을 타고 난 경우는 장을 튼튼하게 하는 한약을, 장이 찬 사람은 장을 따뜻하게 하는 한약요법으로 장 기능을 개선함과 동시에, 장운동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의 기능을 회복하도록 돕는 약침요법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울증을 해소시키고 수험생의 체력과 면역력을 보강하는 치료가 병행되기도 하니까, 이러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보시면 대학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는데에도 문제가 없으실꺼예요. 아무쪼록 쾌유를 바랍니다.
도움말: 정이안원장(정이안한의원, 한의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