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협상 주역 '민동석' 정책관 사직

정운천 장관 물러나는데 자리에 남을 수 없어

지난 4월 18일 한·미 쇠고기 협상에서 우리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민동석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차관보)이 스스로 공직에서 물러나 사직서를 제출했다.

민 정책관은 8일 "쇠고기 문제로 장관이 물러나는데 당시 협상대표로서 자리에 남을 수 없다"며 "7일 개각 발표 직전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에게 사직원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자신의 현재 심경과 소회를 담아 농식품부 전 직원에게 '존경하는 농식품부 가족 여러분'이라는 제목의 편지로 남겼다.

그는 편지에서 "저와 농식품부 가족들은 피를 말리는 협상을 마친 뒤 갑자기 닥쳐온 정치적 광란의 파도에 휩쓸리게 됐다"며 "근거없는 괴담과 선전, 선동의 거대한 물결을 온 몸으로 거슬러 나갔으나 귀를 막은 사람들에게는 소용이 없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어 "돌이켜보면 국제적, 과학적 기준을 근거로 협상했다고 해도 국민들에게 변화된 정부 정책을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한 잘못을 부인할 수 없다"고 적었다.

민 정책관은 "모든 공과 과는 역사에 맡기기로 했다. 이런 희생과 결단 역시 공직자가 받아들여야할 또 하나의 운명적 의무인 걸 깨달았다. 그러나 세상이 잠시 뭐라고 해도 진실은 그 자체의 힘으로 언젠가 빛을 발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최선을 다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민 정책관은 외무고시(13회) 합격 후 사임 전까지 줄곧 공직 생활을 해왔다. 1979년부터 2006년까지 외무부와 외교부에서 통상기구과장과 세계무역기구(WTO) 서비스협상 수석대표를 거쳐 휴스턴 총영사 등을 역임했다. 농식품부에서는 지난해말 2년의 계약 갱신에 따라 현재 민 정책관의 공식 임기는 내년말까지 남아있는 상태에서 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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