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적시즌이 마무리되면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무역협상과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 등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및 코스닥 상장사 2114개 중 1835곳(86%)이 4분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했다. 코스피 상장사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를 각각 0.29%, 3.16%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기업 역시 0.21%, 1.49% 추정치를 밑돌았다.
어닝시즌이 마무리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안도의 한숨이 나오고 있다. 실적 불안감 해소와 무역협상, 중국 경기 부양 등 국내 기업에 유리한 국면인 만큼 1분기 성적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양상이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이익수정비율(이익이 상향된 기업과 하향된 기업의 비율)은 지난달 -42.1%를 저점을 기록한 이후 현재 -34.4%로 회복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시즌이 종료되면서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낮아지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투자자들의 기대대로 합의를 이룬다면 실적 전망 상향 조정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주식시장이 반등에 성공했고, 이미 1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되는 업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중국 소비와 연관이 높았던 화장품, 의류, 철장, 증권 등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두 달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 조정폭은 -34.02%에서 -3.05%로 완만해졌다. SK하이닉스 역시 -47.3%에서 -1.81%로 상향됐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조정이 멈추면서 이익 둔화 현상도 멈췄다”며 “또 하반기에는 반도체 이익 반등이 기대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1분기 실적시즌에는 올초와 같은 수급장이 지속되기보단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주가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추가 상승장을 기대할 수 있는 이벤트에도 남아있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에는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예정돼 있다”며 “중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연준의 통화 완화 기조는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를 강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