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댓트립-한국 온천기행③] "비단 두른 느낌"…힐링과 건강 모두 잡는 보양 여행

입력 2019-02-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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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2월 추천 가볼 만한 곳…경북 울진·경남 산청

겨울에는 온천이 최고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면 세상이 그럭저럭 살만하게 느껴진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고양이가 안심하고 잠들어 있는 동안에는 별달리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믿음이 든다"고 했는데, 따뜻한 물에 들어가 눈을 감고 있노라면 세상에 나쁜 일은 생기지 않을 것 같다. 온천은 이처럼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

◇ 삼욕(三浴)의 고장 울진…응봉산 자락에서 치솟는 자연 온천 = 경북 울진은 군내에 천연림이 풍부해 삼림욕을 하기 좋고, 푸른 동해에 뛰어드는 해수욕도 인기다. 뭐니 뭐니 해도 으뜸은 추운 겨울에 즐기는 온천욕이다.

▲국내 유일 자연용출온천수인 덕구온천 원탕.(사진제공=이하 한국관광공사)

울진에는 물 좋기로 이름난 온천이 여러 곳 있다. 동장군이 호령하는 날씨에도 뜨끈한 온천에 몸을 담그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여기에 제철 맞은 달콤한 대게찜을 더하면 겨울철 보양 여행이 완성된다.

울진군 북쪽 응봉산 자락에 위치한 덕구온천리조트는 대온천장과 스파월드, 프라이빗 스파룸, 숙박 시설을 갖춘 종합 온천 휴양지다. 주변 경관이 수려하고, 시설과 온천수 성분이 우수해 2009년 국민 보양 온천으로 지정됐다. 고려 말기 사냥꾼들이 상처 난 멧돼지가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나서 치유되어 달아나는 것을 보고 온천을 발견했다는 전설이 있다.

▲덕구온천리조트 스파월드 수 치료 시설인 침탕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있는 관광객.

약알칼리성인 덕구온천은 중탄산나트륨, 칼륨, 칼슘, 탄산, 황산염 등을 함유해 아토피 같은 피부 질환이나 신경통, 중풍, 당뇨병 등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다. 덕구계곡 상류에 자리한 원탕에는 온천 시설이 들어서기 전부터 인근 주민은 물론,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콘도 건물 뒤편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원탕이 있다. 덕구온천리조트에서 매일 아침 7시에 원탕을 찾아가는 계곡 트레킹을 진행한다.

덕구온천은 응봉산 중턱에서 솟구치는 국내 유일한 자연 용출 온천이다. 하루 2000여 톤에 달하는 온천수가 쉼 없이 뿜어져 나온다. 보온 처리된 송수관을 통해 덕구온천리조트의 온천탕과 객실, 스파월드 등 전 시설에 100% 천연 온천수가 공급된다. 원탕에서 치솟는 온천수 온도는 42.4℃. 물을 데울 필요가 없어 자연 그대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덕구온천리조트 스파월드. 아이들과 물놀이 하기도 좋다.

스파월드는 덕구온천을 특별하게 체험하는 공간이다. 실내 온천에 넥샤워, 아쿠아포켓, 침탕, 에스테탕 같은 수(水) 치료 시설이 설치됐다. 각 노즐에서 나오는 제트(zet) 수류가 근육을 이완시키고 피로를 풀어준다. 왠지 온천의 효능이 배가되는 느낌이다. 어린이슬라이드와 미니풀이 있어 아이들과 물놀이하기도 좋다.

야외로 나서면 노천온천이 겨울 낭만을 부추긴다. 히노끼탕과 폭포탕, 이벤트탕 등 종류도 다양하다. 코끝이 시린 추위지만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노천탕에 앉아 고개를 내밀고 있자니 엄동설한이 다 뭔가 싶다. 눈이 내리면 더욱 환상적인 시간이 된다.

▲덕구온천리조트 야외 폭포탕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 여행객.

느긋하게 온천을 즐기려면 대온천장으로 직행한다. 연인이나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프라이빗 스파룸을 추천한다. 단독 온천탕을 2시간(스파월드 포함 시 3시간) 단위로 이용할 수 있다. 새로 단장한 호텔과 콘도는 하룻밤만 묵어가기 아까울 정도다. 넓은 객실이 따뜻하고 아늑해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콘도에 마련된 셀프다이닝에서 가족과 바비큐 파티를 즐기다 보면 행복한 추억이 하나 더 생긴다.

◇ 사슴이 누워 자던 자리…피부 노화 막아주는 온천욕 = 북쪽에 덕구온천리조트가 있다면, 남쪽에는 백암온천관광특구가 자리한다. 백암온천은 1979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이후 종합 휴양 단지로 발돋움해 1997년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백암온천관광특구 전경. 전설 속 사슴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백암온천에는 다친 사슴이 누워 자던 자리에서 온천이 발견됐다는 전설이 있다. 조선 광해군 시절, 판중추부사 기자헌이 풍질을 치료하려고 평해(백암)에서 온천욕을 청했다는 이야기도 이목을 끈다.

이곳 온천수는 수온이 높고, 불소와 나트륨, 칼슘 등 몸에 유익한 성분이 포함돼 부인병, 중풍, 동맥경화 등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졌다. 최근 실시한 수질 검사에서는 실리카 함량이 높아 피부 미용과 노화 방지에도 탁월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화리조트 백암온천 온천탕.

백암온천관광특구에는 원탕고려호텔, 성류파크관광호텔, 백암스프링스호텔 등 온천 시설을 갖춘 숙소가 많은데, 특히 한화리조트 백암온천이 인기다. 한화리조트 백암온천은 지하에서 뽑아 올리는 온천수 온도가 53~60℃에 달해 물을 식혀서 사용한다. 수량도 풍부해 온천사우나와 전 객실에 온천수를 공급하고도 남는다. 덕분에 욕조가 있는 객실은 개인 온천탕이나 다름없다. 객실은 순차적인 개보수로 해마다 업그레이드하는 중이다.

이곳의 진가는 온천욕을 한 뒤에 드러난다. 온천탕에 들어서면 마치 비단을 두른 듯 매끄러운 느낌이 온몸을 감싼다. 몇 분만 온천욕을 즐겨도 이전보다 훨씬 촉촉하고 윤기 나는 피부로 변신한다.

▲한화리조트 백암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기는 여행객.

종전 시설에 사포닌 성분이 높은 풍기인삼탕도 곧 오픈할 계획이다. 힐링과 건강 모두 잡고 싶다면 객실과 아침저녁 식사가 포함된 ‘백암 온천보감 패키지’를 추천한다. 가격이 저렴하고 온천사우나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어 겨울철 온천 여행에 더할 나위 없다.

◇ 10가지 약초를 우린 물…동의본가 '약초 스파' = 좀 더 특별한 온천을 찾고 싶은 이들은 경남 산청을 주목하자. "산청에 온천이 있다고?" 하며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다. 동의보감촌에 자리한 동의본가에서는 약초 스파를 운영하고 있다.

▲동의본가 한방스파는 10가지 한약재로 우린다.

동의보감촌은 허준의 의서 '동의보감'을 주제로 꾸민 한방 테마파크다. 지리산 자락에 있는 산청에는 예부터 효능이 탁월한 약초가 많이 났는데, 우수한 약초를 알리고 산청을 한의학의 성지로 만들기 위해 동의보감촌을 조성했다. 한의학박물관과 한방자연휴양림 등을 갖춘 동의보감촌은 지난 2013년 문을 열었으며, 한방 의료와 힐링 체험 관광지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동의본가에서 체험하는 스파는 물을 뜨겁게 데우는 '인공 온천'이지만, 그 효능은 국내의 내로라하는 온천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비결은 약초 주머니다. 산청에서 나는 약초가 가득 담긴 주머니로 우린 물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어성초, 당귀, 천궁, 진피, 구절초, 산초, 정향, 치자 등 10가지 약초가 들어간다.

▲한방스파의 편백나무탕.

먼저 약초 주머니에 코를 대고 향을 맡아본다. 한약 냄새 같기도 하고 나무 냄새 같기도 한 향이 콧속으로 스민다.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듯하다. 이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글 차례.

약초가 한껏 우러난 물은 짙은 노란색이다. 몸이 노란색으로 물들 것 같다. 동의본가 전혜원 사무국장은 약초 스파에 대해 "신경통과 류머티즘, 관절염, 근육통, 피부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여성분들은 한번 들어가면 나오려고 하지 않아요. 피부가 매끈해지는 걸 바로 느낄 수 있으니까요." 아토피 치료에도 좋다고 한다.

▲약초가 우러난 물로 즐기는 한방스파체험.

5분쯤 지났을까. 몸이 따뜻해지기 시작한다. 피가 빨리 돈다는 말이다. 콧등과 이마에 땀이 송송 맺힐 즈음, 눈이 스르르 감긴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있노라면 약간씩 어긋나 비뚤어진 마음이 제자리를 찾아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모든 것을 다 이해하는 한순간을 꼽으라면, 오랜 시간 운전한 뒤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뜨거운 물로 들어가는 때가 아닐까.

스파 체험으로 끝내기는 아쉽다. 건너편에 자리한 한의원으로 가서 진맥을 받고 쑥뜸도 떠보자. 쑥뜸은 30~40분 걸린다. 배에 쑥뜸기를 올리고 누우면 배가 따뜻해지면서 잠이 저절로 온다. 자고 일어나면 몸이 한결 상쾌하다. 동의본가에서는 약초 향기 주머니 만들기, 약첩 싸기 체험도 진행한다.

▲스파를 마치고 쑥뜸도 경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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