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술 교수 "윤한덕 센터장은 응급의료 개척자…그의 역할을 대신할 사람이 없어 두렵다"

입력 2019-02-0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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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오른쪽)이 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 빈소 조문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

유인술 충남대 응급의학과 교수가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사망에 대해 "굉장히 완벽주의자적인 성격이 있었다. 센터장실에다 야전 침대 같은 걸 놓고 산 지가 10년이 넘는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유인술 교수는 8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윤한덕 센터장이 내가 알기로는 특별히 위장약 먹는 거 외에는 어디 아프다 이런 건 없었고 항시 피곤에 찌들어 있는 모습은 봤다"며 "한 달에 집에 서너 번 갈까 말까 하면서 거의 노숙자 침대 같은 좁은 방에서 먹고 자고 밤새도록 일하고 그러니 맨날 찌들어 있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유인술 교수는 "응급센터장이라는 자리가 중앙응급의료센터는 대한민국 전체의 응급 의료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다보니 누구보다 책임의식이 강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윤한덕 센터장은 10년을 그렇게 살다 보니 이번 설 연휴에도 가족들은 당연히 무슨 바쁜 일이 있겠거니 생각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응급 의료 하는 사람들은 명절 연휴가 긴 걸 절대 좋아하지 않는다. 명절 연휴가 길면 우리들 사이에선 지옥문이 열린다고 이야기한다"라며 "윤한덕 센터장이 발견 당시에도 설 연휴지만 연락이 너무 되지 않아 부인이 직접 갔다가 사무실에 문은 잠겨 있고 그래서 직원들 불러서 문 따고 들어가서 (의자에 앉아서 사망한 것을) 발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인술 교수에 따르면 윤한덕 센터장은 1994년 전남대 의대의 응급의학과 1호 전공의였다. 당시만 해도 내과, 외과, 소아과는 다 전문의 제도가 있었지만, 응급의학과는 1995년도에 전문의 제도가 생겼다.

그래서 그 이전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과정을 밟은 사람들은 전문의가 될지 안 될지도 모르면서 자발적인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응급의학과를 선택해 프레이밍을 받게 된 것이다.

유인술 교수는 "윤한덕 센터장의 가장 큰 업적은 응급 의료에 관한 법률에 의해서 응급 의료 기금을 조성하도록 한 것"이라며 "윤 센터장은 국회를 쫓아다니면서 왜 이런 예산이 필요하고 이런 것들을 다 설득해서 응급 의료에 필요한 사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한덕 센터장은 대한민국 전체 500개가 넘는 응급 의료 기관과 재난이 생기고 그러면 소방이 출동하고 할 때 의료진도 같이 보내는 등 모든 것을 총괄하고 그러다 보니까 낮에는 회의에 참석하고 국회나 이런 데 쫓아다니면서 설득하고 나머지 서류 작업 등은 밤에 했다"라며 "그러다 보니까 집에 갈 틈이 없고 계속 그 생활이 10년 넘게 반복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윤한덕 센터장의 사망 이후에 대해 "내가 제일 안타까운 것은 누군가 그 역할을 할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할 사람이 지금 아무도 없다는 것이 두렵다"라며 "의료계가 파업을 해도 응급실은 파업을 못 하고 돌아간다. 의사들이 가족 내팽개치지 않고 자신의 건강도 돌보면서 환자도 잘 볼 수 있는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그게 바로 윤한덕 센터장이 바랐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앞서 윤한덕 센터장은 4일 오후 6시께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 사무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윤한덕 센터장의 발인 및 영결식은 10일 오전 9시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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