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 2개월 연속 감소, 돌파구가 없다

입력 2019-02-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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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집계에서 1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8% 줄어든 463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12월에도 1.2% 감소했다. 수출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2016년 9∼10월 이후 2년여 만이다.

13개 주력 품목 가운데 반도체를 비롯한 석유화학·석유제품, 선박, 무선통신기기, 디스플레이, 컴퓨터 등이 큰 폭 감소하고, 자동차와 부품, 일반기계, 철강만 증가했다. 특히 하향 사이클에 접어든 반도체 부진의 영향이 컸다. 전체 수출에서의 비중이 20% 이상인 반도체가 23.3%나 줄었다. 작년 12월 -8.3%로 27개월 만에 증가세가 꺾였고, 1월 감소폭이 더 커졌다. 지역별로는 최대 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 감소율이 19.1%에 이르렀다.

한국 수출을 견인해온 대표 품목과 최대 시장이 동시에 추락하고 있는 양상인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수출 부진이 일시적이지 않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반도체에 지나치게 편중된 수출구조의 취약성에다, 글로벌 경기 후퇴로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이후 반도체 시황 회복이 점쳐지고는 있으나, 그동안의 고도성장세에 미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른 주력산업의 경쟁력마저 갈수록 쇠락하고,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새로운 선도산업도 부재 상태다.

작년 기준 우리 수출의 26.8%나 차지한 중국 경제가 꺾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다. 미·중 무역분쟁이 주된 요인이다. 양국간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상황이 단기간 내 개선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신년 국정연설에서 한층 강화된 보호무역 기조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앙적인 무역정책들을 뒤집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중국은 수십 년간 우리 산업을 겨냥하고 우리 지식재산권을 훔쳤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관세 압박을 강화할 경우 중국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우리 수출에 심대한 타격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올해 금액 기준 명목수출이 작년보다 1.4% 줄어들 것이라는 비관적 분석을 6일 내놓았다. 2016년 이후 3년 만에 뒷걸음질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출 물량은 늘어도 경쟁력 저하로 단가가 하락한다는 의미다. 한국 경제 버팀목인 수출의 비상한 위기다. 내수와 투자가 여전히 바닥인 상황이고 보면 수출 악화는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직결된다. 정부가 올해 목표하고 있는 2.6∼2.7% 성장률 달성도 힘든 상황이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수출총력지원 체제를 가동하고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마케팅이나 무역금융 등 지엽적인 정책 지원이나 단기 대응의 효과와 한계 또한 뚜렷하다. 근본적으로 수출과 성장엔진을 되살리는 지름길은 기업 활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있다. 정부는 기업정책을 원점에서 다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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