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 고시 시점 저울질, 야권ㆍ촛불민심 반발
정부와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쇠고기 추가 협상에 대한 고시를 이르면 이번주 내에 추진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야권과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민심은 근본대책이 마련될 때까기 고시 강행을 연기하라고 촉구하고 있어 정국 대치와 갈등이 예고된다.
23일 당정청은 국민의 의견 수렴을 선결 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미 고시 게재를 이번주 내 추진키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당정청 회의에는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정정길 대통령 실장 등이 참석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브리핑을 통해 “여건이 되면 이번주 내에도 고시 게재가 가능할 것"이라며“쇠고기 안전장치가 국민에게 충분히 알려졌다고 판단될 때 고시 날짜를 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우리가 고시해야 미국이 사인을 해서 합의 문서가 들어온다”며 "이번주 안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만일 고시가 이뤄지면 지난해 10월 이후 수도권 검역 창고와 컨테이너 야적장 등에 쌓여 있는 5300톤의 대기 물량이 이달 말부터 시중에 유통될 전망이다.
또 추가협상 기준에 맞춘 미국산 LA갈비 등도 내달 중순 이후부터 대거 수입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야권과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세다.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3당 원내대표는 이날 쇠고기 고시 방침에 대한 긴급 회동을 갖고 "정부의 추가협상 결과는 국민의 건강권 확보와 검역주권의 회복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턱없이 부족한 것”이라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근본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장관고시를 연기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날 민주당 조정식, 민노당 박승흡,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이 같은 회동 결과를 공동발표문을 통해 전했다.
이들은 광우병의 위험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검역체계를 정비하고, 관리체계 및 유통체계 등을 종합 정비하는 내용의 '광우병예방과 대책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기로 합의하고 쇠고기협상 및 추가협상의 진상과 책임소재 규명을 위해 '국정조사'를 추진키로 하는데도 뜻을 모았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정부의 미 쇠고기수입 고시 관보게재 강행은 국민을 상대로 한 전쟁"이라며 정부에 국민검증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
대책회의는 23일 "추가협상이 전혀 대안이 될 수 없음이 확인된 이상 정부는 고시철회와 전면 재협상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달 10일 6.10항쟁 21주년을 맞아 수십만명의 인파가 모이는 등 절정을 이룬 촛불집회 이후 참가자 수는 줄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추가협상안이 담긴 장관 고시를 강행할 경우 가라앉는 듯 했던 '촛불 정서'가 다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결국 일반 국민들이 정부의 추가협상에 어느 정도 공감하느냐에 따라 고시 일정과 쇠고기 정국의 수습 시기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이 우세하다.
야권과 촛불 민심의 반발이 여전히 거센 가운데 이번 주가 쇠고기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