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신동빈 회장, 주저없는 도전ㆍ공격경영 촉구..."투자 시기 놓쳐선 안돼”

입력 2019-01-23 15:38수정 2019-01-2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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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상반기 사장단회의 참석해 '대상무형(大象無形)' 언급하며 혁신 역설

(롯데그룹)

“최근 그룹 내 투자가 시기를 고민하다 타이밍을 놓치거나 일시적인 투자만 하는 등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하고, 투자시기를 놓쳐서는 안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31층 강당에서 열린 롯데의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계열사 대표들에게 ‘주저 없는 도전’을 주문했다.

이는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현재 우리의 전략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전략과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당부와 맥을 같이 한다. 이번 회의에는 8개월여의 구속수감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10월 경영에 복귀한 신 회장이 1년 만에 참석했다.

신 회장은 도덕경에 나오는 문구인 ‘대상무형(大象無形)’을 언급하며 우리가 맞이하게 될 미래의 변화는 그 형태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생존을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예측과 상황 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롯데 역시 기존의 틀과 형태를 무너뜨릴 정도의 혁신을 이뤄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지난달 임원 인사에서 예상보다 많은 CEO가 교체된 만큼 계열사의 새 수장들에게 목표 달성을 위한 공격적인 경영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인사에서 면세점 부문에 이갑 대표를 새로 선임했고, 문영표 대표를 롯데마트로 수장으로 앉혔다. 또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는 화학 BU장으로 승격시켰고, 임병연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을 롯데케미칼 대표로 임명했다.

신 회장은 “각 사의 대표이사들은 5년, 10년뒤 어떠한 사회가 될 것인지와 우리 회사가 어떤 역할을 하는 회사가 될 것인지, 시장의 변화와 경쟁사에 대한 대응전략은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만일 명확한 비전과 구체적인 실행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면 심각한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며 각 사별로 즉각적인 실행을 촉구했다.

또 부진 사업에 대한 합리화 작업도 언급했다. 신 회장은 침체된 기업의 대명사였던 마이크로소프트가 뉴 비전을 발표한 이래 과감한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BT)과 부진사업 합리화를 통해 지난해 말 글로벌 시총 1위로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도 혁신을 계속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성장이 가능한 영역에 집중해야 하며, 사업 합리화 검토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변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의 변화도 강조했다. 신 회장은 미국의 크리스텐슨 교수가 말한 ‘혁신자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를 언급하며 “우리의 혁신 속도, 고객 니즈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여부, 후발주자의 전략과 그 영향도를 늘 체크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선도 기업의 산업을 파괴하고 새로운 영역을 만들고 있는 ‘산업 파괴(Industry Disruption)’ 기업들을 언급하며, “우리도 기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더 공격적인 전략으로 먼저 새로운 영역을 찾고 기존 플레이어를 제압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가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의 실행도 촉구했다. 신 회장은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하면 롯데는 IT 투자율도 더 높여야 하고 투자 분야도 한정적”이라며, 롯데만의 자산인 빅데이터와 오프라인 매장, 물류 인프라 등을 확장해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는 혁신을 지속하고 사업간 시너지를 창출한다면 DT에 기반한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이 외에도 신 회장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인재에 대한 투자 확대와 일하는 문화 혁신을 당부하는 한편, “소극적으로 현실 안주에 빠지는 순간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과감히 도전하고 변화하는 문화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윤리경영, 투명경영을 통해 사회로부터 신뢰받고 존경받는 기업이 되자”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신 회장과 황각규 부회장을 비롯, 4개 부문 BU장과 계열사 대표들, 지주사 임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롯데의 밸류 크리에이션 미팅은 상하반기로 나눠 1년에 두 차례 열린다. 한편 신 회장은 연초부터 국내외를 오가며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청와대에서 마련한 ‘기업인 간의 대화’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고, 지난 16일에는 일본을 방문했다. 직전에는 개점한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을 직접 찾으며 현장 경영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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