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임중도원(任重道遠) ① - 홍의(弘毅)

입력 2019-01-02 05:00수정 2019-01-0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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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지난해 12월 24일 교수신문은 2018년을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임중도원’을 선정하여 발표하였다. 보다 나은 2019년을 이루기 위해서는 2018년 대한민국의 상황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임중도원’이라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임중도원(任重道遠 任:맡을 임, 重:무거울 중, 道:길 도, 遠:멀 원)은 논어 태백편에 나오는 증자(曾子:공자의 제자)의 말 “任重而道遠(짐은 무겁고 길은 멀다)”을 줄여 사자성어로 표현한 것이다. 증자는 “선비는 마음을 넓게 갖고 또 의지를 굳세게 갖지 않을 수 없으니 짐(할 일)은 무겁고 갈 길은 멀기 때문이다”라고 하면서 “인(仁)을 자신의 일로 삼으니 어찌 짐이 무겁지 않겠으며 죽은 후에나 그만둘 것이니 어찌 갈 길이 멀지 않겠는가?”라고 하였다.

인(仁)을 평생의 임무로 삼아 죽을 때까지 실천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넓게(弘:넓을 홍) 갖고 또 의지를 굳세게(毅:굳셀 의) 갖지 않을 수 없음(不可以不弘毅)을 강조한 것이다.

仁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이기급인(以己及人:자기의 상황을 헤아려 남의 입장도 생각함)’이나 ‘추기급인(以己推人:자신을 헤아려 남을 용서함)’을 먼저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자신의 마음을 먼저 크고 넓게 가져야 한다. 그것이 바로 ‘홍(弘)’의 의미이다. 크고 넓은 마음으로 헤아린 仁은 강한 의지로 실천해야 하니 그것이 바로 ‘의(毅)’의 의미이다. 이러한 까닭에 仁을 평생의 과업으로 삼아 먼 길을 가는 선비는 ‘홍의(弘毅)’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이 ‘任重道遠’이라면 그것을 자각하고 막중한 임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弘毅해야 한다. 주변의 변화와 사태의 추이를 금세 반겼다가 금세 실망한다거나, 나에 대한 이익여부로 사태를 판단하려는 일희일비(一喜一悲)의 태도를 버리고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내다보며 진지한 자세로 弘毅해야 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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