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내서 주식을 산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기는 반대매매가 지난해 급증한 것을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연간 반대매매 금액은 각각 1조1468억 원과 1조1299억 원을 기록, 총 2조276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조3049억 원(유가증권 5961억 원, 코스닥 7088억 원)보다 74.4%나 증가한 수준으로, 2011년의 2조6863억 원 이후 7년 만의 최대 규모다.
반대매매가 증가한 이유는 하락 장세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가가 연일 급락하며 ‘검은 10월’로 불리며 코스피 2000선까지 하락한 지난해 10월 장세의 영향이 컸다.
코스피 종가기준 1996년 5월 수준까지 하락한 10월 29일의 경우 하루 반대매매만 코스피 242억 원, 코스닥 211억 원 등 453억 원에 달했다. 이튿날에는 하루 반대매매가 코스피 452억 원, 코스닥 559억 원을 기록해 1011억 원으로 확대됐다.
10월 한 달간 반대매매 금액은 코스피 2627억 원, 코스닥 2589억 원 등 총 5216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산 조회가 가능한 2006년 3월 이후 월간 역대 최대치였다.
반대매매는 증권사의 돈을 빌려 매수한 주식 가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거나 외상거래로 산 주식에 대해 결제대금을 납입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강제로 처분해 채권을 회수하는 방식을 뜻한다.
채무자 의지와 상관없이 반대매매 주식 수량과 매도가가 정해져 반대매매가 늘어나면 투자자의 손실이 커지고 증시도 추가 하락 압력을 받는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가 급락 시 반대매매가 급증하는 양상을 보인다”며 “최근에도 주요국 증시의 하락 영향으로 국내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다시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