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발등 찍은 애플...‘자사주 매입’했다가 90억 달러 손실

입력 2018-12-2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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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 혜택으로 확보한 자금, 자사주 매입에 부었는데 애플 주가 ‘급락’으로 손실

▲애플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애플이 올해 90억 달러(약 10조 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자사주 매입에 의한 손실이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자금 대부분을 자사주 매입에 쏟아부었는데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큰 손해를 봤다. 가뜩이나 아이폰 판매가 부진하고 글로벌 경기가 불확실성을 띠면서 시장은 내년 애플 주가가 25% 더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론까지 제기했다.

애플은 지난해 정부가 법인세를 35%에서 21%로 인하한 덕분에 잉여 자금을 확보했다. 애플은 이 자금을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거나 주주 배당 혹은 직원 임금에 쓰지 않고 자사주 매입에 쏟아부었다. 1월부터 9월까지 629억 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썼다. 애플은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가 상승하면 손실도 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다.

에지어드바이저의 넬 미노 부회장은 “기업 가치가 이렇게 내려가면 주주들은 분개할 수밖에 없다”며 “기업 사명은 단 하나, 자본을 유효하게 활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금융투자 분석업체 펠햄스미서어소시에이츠는 애플 주가가 내년부터 여러 악재 때문에 25% 급락할 것이라 예상했다. 현재 주가는 157달러인데 여기서 117.75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도 애플의 중국 사업 부진을 부추기고 있다. 이 여파로 최근 애플의 주가는 7% 하락했고 나스닥 기술주들의 가격도 200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급락했다. 올 한해 칩 가격 하락과 스마트폰 판매 둔화, 사생활 보호 문제로 업체들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아 기술주 가격이 대부분 급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퀄컴과 소송, 스마트폰 시장 포화, 무역마찰 등의 변수도 애플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5G 아이폰의 출시지연도 애플의 매출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애플에 대한 신뢰도 여전하다. 애플에 정통한 시장 분석가 루프벤처스 진 먼스터는 CNBC에 애플이 내년에 FAANG(Facebook, Amazon, Apple, Netflix, Google)의 주가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이 서비스 사업과 단말기 사업의 호조로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진 먼스터는 내년부터 “상용화되는 5G 통신망 서비스가 5G 아이폰의 교체 수요 또는 신규 구매수요를 불러 매출 증가를 꾀할 것”이라고 봤다. 특히 그는 내년에 서비스 사업이 회사 전체 매출을 견인할 것으로 예측했다.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강력 매수’를 제시한 애널리스트들은 13명으로 나타났다. ‘매수’는 13명, ‘유지’는 20명이며 ‘매도’나 ‘강력 매도’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애플을 비롯해 미국 거대 은행 웰스파고와 씨티그룹, 반도체 제조업체 어플라이드머터리얼스 등도 자사주를 비교적 비싼 값에 매입했다가 최근 주가 급락 여파에 흔들리고 있다.

시장은 이들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했다.

주가는 26일 반등했으나 S&P500 지수는 9월 최고가 대비 이날 15.2%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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