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어릴수록 프탈레이트와 비스페놀-A 등 플라스틱 관련 환경유해물질의 체내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2015∼2017년 국민 몸속의 납, 수은 등 환경 유해물질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한 '제3기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전국 233개 지역과 183개의 보육·교육기관을 대상으로 국민 6167명(영유아 571명·초등생 887명·중고생 922명·성인 3787명)의 혈액 또는 소변을 채취해 26종의 환경 유해물질 농도를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대상 범위를 3세 이상 어린이와 18세 이하 청소년까지 확대했다.
조사결과 플라스틱 가소제 성분인 프탈레이트(DEHP) 소변 중 농도는 성인은 23.7㎍/L로 제1기(36.3㎍/L), 제2기(29.9㎍/L)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영유아 60.7㎍/L, 초등학생 48.7㎍/L, 중고생 23.4㎍/L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노출 정도가 높았다. 영유아가 성인보다 2.6배 가까이 노출된 셈이다.
내분비계장애물질로 알려진 비스페놀-A도 연령대가 낮을수록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영유아가 2.41㎍/L으로 가장 높았고 초등학생 1.70㎍/L, 초등학생 1.70㎍/L, 성인 1.18㎍/L 순이었다. 영유아가 성인에 비해 2배 정도 노출 농도가 높았다.
두 성분 모두 건강영향 권고 값보다는 낮았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어린이는 단위체중 당 음식 섭취량과 호흡률이 성인보다 약 2~3배 높으며 장난감을 빨거나 바닥에서 노는 등의 행동특성을 갖고 있어 프탈레이트, 비스페놀-A와 같은 환경유해물질의 몸속 노출 수준이 더 높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금속에 해당하는 납과 수은, 카드뮴 등은 청소년보다 성인이 노출 정도가 높았다.
혈중 납 농도는 중고생 0.80㎍/dL, 성인 1.60㎍/dL였으며 혈중 수은 농도는 중고생 1.37㎍/L, 성인 2.75㎍/L로 성인이 청소년보다 2배가량 높에 가 나타났다.
소변 중 카드뮴 농도는 성인이 0.36㎍/L으로 가장 높았고 중고생 0.29㎍/L, 초등학생 0.23㎍/L, 영유아 0.11㎍/L 등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제3기 기초조사부터 추가된 파라벤류(메틸-, 에틸-, 프로필-) 중 화장품, 개인위생용품 등에 살균성 보존제로 많이 사용되는 메틸파라벤은 성인의 경우 여성(45.2㎍/L)이 남성(27.3㎍/L)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파라벤은 화장품 외에도 의약품,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질 및 부패 방지를 위해 사용되므로 명확한 노출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국립환경과학원은 전했다.
이번 결과는 국가통계포털과 환경통계포털을 통해 내년 1월 초에 공개된다.
이철우 국립환경과학원 환경보건연구과장은 “제1, 2기 조사에 비해 일부 환경유해물질이 낮게 나타났으며, 어린이·청소년의 경우 성인과 환경오염물질별 노출 경향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