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영 롯데 화학BU장 퇴진… 화학업계, 본격 세대교체

입력 2018-12-1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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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LG화학 부회장도 물러나며 1세대 CEO 시대 막 내려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 부회장(왼쪽), 박진수 LG화학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오른쪽)

화학업계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이 상근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고, 박진수 LG화학 부회장도 올해를 끝으로 CEO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로써 40년 넘게 화학업계에 종사한 1세대 경영진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

롯데그룹은 19일 ‘2019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허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을 화학BU장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허 부회장은 지난 1976년 당시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해 롯데대산유화, 케이피케미칼, 롯데케미칼 대표를 역임하며 40년 넘게 롯데에 몸 담아왔다. 롯데케미칼 대표 재임시 삼성 유화사 인수, 말레이시아 타이탄 인수, 미국·우즈베키스탄 사업을 지휘하며 롯데케미칼의 글로벌 사업에 크게 기여했다.

박 부회장에 이어 허 부회장마저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화학업계에 세대교체가 이뤄지게 됐다. 앞서 LG화학이 지난달 신임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하며 박 부회장은 올해를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박 부회장은 1977년 당시 럭키로 입사해 지금까지 LG화학은 물론 대한민국 화학·소재 산업 발전에 기여한 LG의 상징적인 경영자다. 2012년 말부터 LG화학을 이끌면서 6년 동안 회사 매출액을 28조 원으로 성장시키고 글로벌 톱10 화학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했다. 또 사업구조 고도화와 전기차 배터리 및 바이오, 소재 등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로 LG화학의 위상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박 부회장은 “40년 이상을 근무하며 LG화학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일조하고 명예롭게 은퇴한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며 “후배들이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계속 이어가 우리 모두가 함께 성장시켜온 LG화학을 앞으로도 영속하는 기업으로 발전시켜 주길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허 부회장과 박 부회장 모두 회사의 실적을 대폭 끌어올리고 글로벌 업체로 성장시키며 화학업계의 대들보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화학업계에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4차 산업 혁명 등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면서 회사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선 좀더 혁신적인 CEO가 필요하단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를 주도한 롯데그룹은 “대외 환경이 급변하고 시장경쟁이 심화되는 등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속성장 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그룹 전체적으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LG화학 역시 “박 부회장은 회사가 보다 젊고 역동적인 경영활동이 가능하도록 아름다운 은퇴를 선택했다”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도울 수 있는 일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1세대 CEO들의 퇴진에 따라 화학업계 톱 2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각각 신학철 3M 수석부회장과 임병연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이 이끌게 된다. 롯데그룹 화학 BU장은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이 맡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40년간 화학업계를 이끌어온 CEO들의 퇴진은 앞으로 화학산업의 미래에 대비한 결정”이라며 “앞으로 화학업계도 2세대 CEO를 중심으로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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