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도 ‘공유시대’...日파나소닉, 월 정액 대여 서비스

입력 2018-12-1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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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사용 장려·재구매율 견인 목표...재고관리와 운영 비용 부담 고려해야

▲파나소닉 로고. AP뉴시스

가전에도 공유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일본 전자업체 파나소닉이 가전 제품을 대여해주는 정액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나소닉은 TV로 시범 운영을 한 뒤 이르면 2020년 냉장고 등 다양한 제품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파나소닉의 이같은 계획은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는 소비 패턴에 맞춘 전략이다. TV 등 가전 제품을 구매하려면 큰돈이 드는데, 파나소닉은 최신 제품에 민감하되 구매는 부담스러워하는 젊은 소비층을 겨냥해 대여 서비스를 내놓기로 한 것이다. 파나소닉은 전국 8000여개 매장에 ‘파나소닉 숍’을 열어 대여 신청을 받는다.

TV 대여비는 49~64인치 모델을 기준으로 월 3400~1만4000엔(약 14만 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 기간은 3년, 5년 중 선택 가능하고, 계약 종료 시 연장과 신형 전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TV 교체 주기는 8~10년 정도. 소비자들은 신제품이 나와도 빠르게 교체하기 어려웠다. 파나소닉은 초기 비용을 낮춰 최신 모델 사용을 장려하고, 이사 등 생활 변화에 따라 TV 크기를 바꾸기 쉽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파나소닉은 현재 41%대인 TV 재구매 비율을 80%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소유에서 공유로의 개념 전환은 전자뿐 아니라 자동차와 의류, 식품 등 여러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내년부터 자동차 대여 정액제를 시작한다. 사무용 기기 업체 캐논도 인쇄 비용 등을 포함한 고정 요금으로 사무실용 복합기를 대여해주는 서비스를 내년 12월 도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대여 정액제 서비스를 중단하는 업체도 있다. 일본 신사복 전문업체 AOKI는 4월에 시작한 비즈니스 웨어의 월 정액 대여 서비스를 지난달 접었다. 겐지 스와 AOKI 사장은 “시스템 구축과 서비스 운영 비용이 생각보다 커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7월 여성 의류 월 정액 대여 서비스를 내놨던 보야지그룹도 3개월 만에 철수했다. 회사 측은 “재고 관리 등 운영 비용이 회원 수 증가를 밑돌았다”고 말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정액제 서비스를 처음 시작했던 제너럴모터스(GM)도 연내 고급 브랜드 ‘캐딜락’ 정액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음악, 동영상 등 디지털 분야와는 달리 가전이나 자동차, 패션 업종에서의 정액제 서비스는 재고 관리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교체가 쉽도록 편의성을 높일수록 운영 비용과 시간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파나소닉의 정액제만 봐도 TV는 계약 기간이 3년과 5년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다. 파나소닉 측은 “이용자 수요를 파악한 후 새로운 계획을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1개월 단위의 계약도 가능한 다른 분야와 비교했을 때 편의성 부문에서 경쟁력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유통업계 정액제 서비스와 관련해 정통한 교고쿠 야스노부 글로벌캐피털 대표는 “고객을 유지하는 것은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편리함과 수익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면서 요금 체계와 교체 유연성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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