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비리 관련 담당과 찾아 직원 격려…유치원 3법 통과 안 돼 시행령으로 보완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교육부로부터 2019년도 업무보고를 받은 후 유아교육정책과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유아교육정책과를 택한 이유는 사립 유치원 비리 사태 이후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 및 국공립 유치원 학급증설·서비스 개선 방안을 준비하는 부서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민간 영역이라 하더라도 국고가 지원된다면 사립 유치원은 물론이고 사립학교, 일반 사립학교 또는 여러 연구기관 또는 산하기관까지 국고가 지원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로 회계가 투명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 직원들이 이번이 사립 유치원 포함한 유치원 교육의 공공성을 높일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그간은 한국유치원총연합회나 이익집단들의 영향력 하에서 제대로 못 해 왔던 게 있었지만 그것도 교육부의 책임이어서 이번 기회에 반드시 하자고 해서 다른 과·국에서 많은 지원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차제에 유치원 회계 투명하게 하고 유치원 교사들의 처우 문제라든지, 사립 유치원 경영 문제에 대해서도 도울 점이 있다면 정부가 지원해야 된다”고 당부했다. 유 부총리는 “소규모, 작은 곳은 회계 컨설팅도 해 주고, 회계 인력도 지원해 주고, 지원해 줄 게 많이 있다”며 “지금 한유총을 중심으로 한쪽은 계속 사유 재산 인정해 달라는 것만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처우 문제 등 지원해야 될 대책들도 같이 포함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지영 유아교육정책과장은 “사실 그 전에는 되도록 정시퇴근하자고 했는데, 두 달 전부터는 가정을 내팽개치고 일하고 있다”며 “그래도 부총리께서 게시판에 전 직원이 유아교육과를 도와주라고 글도 올려 주시고 해서, 많은 국·과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문제는 책상 위에서 정책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현장에 나가서 실제로 학부모들 만나서 이야기 듣고, 유치원 측 만나서 대화와 설득도 하고, 이런 현장 활동이 많이 필요한 일이어서 더더욱 장관을 비롯해서 다들 고생하셨을 것 같다”며 “제대로 시행될 때까지 다들 고생들 하셔야 하는데 어떻게 하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유치원 사태에 학부모들이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으냐고 문 대통령이 묻자 권 과장은 “모집 보류 유치원도 많이 줄었고, 폐원율도 상당히 안정화 추세다”며 “개별적으로 앞으로도 만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유치원 3법이 국회에 통과되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며 “유치원 3법이 통과가 안 되고 있어서, 시행령 개정해서 보완하려면 고생들 하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설세훈 교육복지정책국장은 “다음 주 월요일에 입법 예고한다”며 “내년 3월에 에듀파인 시행과 각종 처분에 있어서 실효성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해서 3월부터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시행령으로 행정처분은 가능한데 다른 벌칙을 못 만드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직원들과 단체 사진 촬영뿐만 아니라 셀카도 찍었다. 한 직원이 문 대통령의 연설집인 ‘완전히 새로운 시작’을 들고 와 사인을 요청하자 웃으면서 사인도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