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농사’에 농지가 사라진다

입력 2018-12-0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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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태양광 발전 시설에 축구장 255개 넓이…식량 안보 위협

(사진제공=OCI)
농촌의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가 늘면서 농지가 사라지고 있다. 급격한 농지 감소가 식량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태양광 시설 설치를 위해 전용(轉用)된 농지는 재작년 438㏊에서 지난해 1485㏊로 세 배 넘게 늘었다. 축구장 255개 넓이와 맞먹는다. 올해도 한국에너지공단과 농협 두 기관에서만 농촌 태양광 설치 신청이 1400건 넘게 접수됐다. 이 중 한 기관 관계자는 “우리 쪽에 접수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추진하는 건수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가에서 많이 설치하는 200㎾ 규모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려면 한 건당 농지 2600㎡(800평)가 필요하다.

이 같은 추세는 정부가 재생에너지 보급을 장려하고자 2030년까지 농촌에 10GW 규모의 태양광 시설을 새로 설치·보급한다는 방침에서 비롯됐다. 태양광 시설을 보급하기 위한 정책 융자로 올해에만 1300억 원가량을 지원했다.

문제는 급격한 농지 감소가 식량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김수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목표로 세운 2023년 곡물 자급률 27.3%를 달성하려면 최소 165만㏊의 농지는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국 농지 면적은 162만㏊다.

그나마 대안으로는 농지 위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해 농사와 발전을 같이 할 수 있는 ‘영농형 태양광’이 꼽힌다. 하지만 부처 간 이견으로 관련 법규 정비가 늦어지면서 사업화에 차질을 빚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농촌진흥지역(옛 절대농지) 안에서는 태양광 시설 설치를 규제하고 이외 농지에서는 영농형 태양광을 위한 제도적, 기술적 기반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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