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된 파월, “중립금리 목전” 발언…뉴욕증시 ‘반색’

입력 2018-11-29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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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문제는 여전히 우려스러워”…한은 금리 결정 영향 주목

▲28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뉴욕 이코노믹클럽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중립 금리(neutral rate)가 목전에 왔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신호에 뉴욕 증시가 반등했다. 다음 달과 내년 1분기까지 총 2회 정도 금리 인상을 하고 나면 더 이상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현재 기준금리가 역사적 평균과 비교하면 아직도 낮은 수준이지만 (폭넓게 추정한) 중립금리 직전에 와있다”고 말했다. 이는 10월 초 “중립금리로부터 아직 한참 떨어져 있다”는 발언과 상반된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어느 쪽도 부추기지 않는 금리 수준을 말한다. 경제 상황에 따라 중립금리 범위 역시 바뀔 수 있다. 기존에 연준에서는 중립금리를 2.75~3% 수준으로 봐왔다.

갑자기 ‘비둘기파’적인 모습을 보인 파월의 발언에 시장은 즉각 환호했다. 다우지수는 전날 617.7포인트(2.5%) 오른 25366.43에 마감했고 S&P500지수도 61.62포인트(2.3%) 상승한 2743.79에 장을 마쳤다. 그간 바닥을 헤맸던 우량주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두 지수 모두 지난 3월 26일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페이스북과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와 알파벳(구글) 등 이른바 ‘팡(FAANG)’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올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역시 208.89포인트(2.9%) 급등한 7291.59를 기록했다. 세 지수 모두 이번 주 들어 4.2% 상승률을 보이게 됐다.

12월은 물론이고 내년에도 연준이 금리 인상 정책을 계속 펴면서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눌러왔지만, 파월의 발언대로라면 앞으로 금리 인상은 1~2회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뉴욕증시 최근 1개월간 등락률 추이. 단위 %. 위에서부터 S&P500지수/ 다우지수/ 나스닥지수. 출처 WSJ
파월 의장은 “연준은 미리 방향을 설정해놓고 통화정책을 펴지 않는다”며 “경제지표에 더욱 면밀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정책적 목표보다는 최신 지표를 바탕으로 금리 수준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파월 의장과 연준의 강경한 금리인상 정책을 맹비난하자 이를 우회적으로 해명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제이(파월 의장)를 지명한 후로 단 한 번도 만족스럽지 않았다”며 “증시 폭락과 제너럴모터스(GM)의 대규모 구조조정 등에도 중앙은행의 잘못된 정책 영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여전히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있다. 다음 달 1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지만 무역긴장이 곧바로 해소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EP웰스어드바이저스의 아담 필립스 이사는 “연준의 금리 압박에 대한 우려는 걷혔지만 우리는 이제 관세 문제를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리 인상을 자제할 듯한 파월 의장의 발언이 한국은행(한은)의 금리 결정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여는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 회의에서 1년 만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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