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웅열 코오롱 회장, 총수에서 예비창업자로..23년만에 퇴임

입력 2018-11-28 16:07수정 2018-11-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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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자신의 퇴임을 밝힌 코오롱그룹 이웅열 회장이 임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사진제공=코오롱그룹)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내년부터 회장직을 내려놓는다.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의 아들로 회장직에 올라 그룹을 이끈 뒤 23년만에 경영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코오롱은 이 회장이 내년 1월 1일부터 그룹 회장직을 비롯 지주회사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등 계열사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28일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검정 터틀넥과 청바지 차림이 캐주얼한 복장으로 서울 강서구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One & Only)타워에 등장했다. 임직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성공퍼즐세션 말미에 예고 없이 연단에 올라 “오늘 옷차림이 색다르죠?”라고 운을 떼며 “내년부터 그 동안 몸담았던 회사를 떠나며 앞으로 그룹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회장은 약 10분간 서신을 낭독하는 중간중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회장이 회장직 퇴진이라는 용단을 내린 데는 새롭게 창업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력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오롱 그룹을 물려받아 경영해왔지만, 특권과 책임감을 내려놓고 처음부터 새롭게 사업을 시작해보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제 저는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롭게 창업의 길을 가겠다”며 “그 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코오롱 밖에서 펼쳐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불가실(時不可失), 지금 아니면 새로운 도전의 용기를 내지 못할 것 같아 떠난다”고 말했다. 이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덕분에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하게 살아왔지만 그만큼 책임감의 무게도 느꼈다”며 “그 동안 금수저를 물고 있느라 이가 다 금이 간듯한데 이제 그 특권도, 책임감도 내려 놓는다”고 덧붙였다.

아직까지 이 회장이 어떤 분야에서 창업을 도전할지 공식화되진 않았지만, 회사 내부에선 코오롱 그룹의 기존 사업과는 다른 분야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내부에선 이 회장의 아들인 이규호 코오롱 전무가 대표를 맡고 있는 리베토와 연관된 사업을 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리베토는 전용 쉐어하우스 브랜드인 커먼타운 운영을 주로 맡으며, 주택을 소유한 사람들과 계약하고 임대주택으로 개발한 뒤 임대 운영까지 책임지는 사업을 한다.

이날 이 회장은 떠나면서 임직원들에게 변화와 혁신의 속도를 더 높여줄 것을 당부했다. 이 회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산업 생태계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지 못하면 도태된다”며 “새로운 시대,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그 도약을 이끌어 낼 변화를 위해 회사를 떠난다”고 말했다.

코오롱그룹은 후임 회장이 선임되지 않은 만큼 내년부터 지주사 중심으로 각 계열사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유석진 ㈜코오롱 대표이사가 의장인 주요 사장단 협의체를 통해 그룹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이와 동시에 ‘세대교체’ 작업도 본격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아들 이규호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됐다. 이 COO는 그룹의 패션 사업 부문을 총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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