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우디와 ‘관계 유지’”...카슈끄지 암살과는 무관

입력 2018-11-2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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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사우디와 전략적 관계를 지속하며 사건의 진실을 추구하겠다”

▲무함마드 빈 살만(왼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도널드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2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과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설사 자말 카슈끄지 암살을 지시했더라도 양국 관계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왕세자는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알고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우리는 카슈끄지 살해를 둘러싼 모든 사실을 결코 알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또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사우디를 포기한다면 그것은 끔찍한 실수가 될 것”이라며 “이란과의 중요한 싸움에서 사우디 왕국은 우리의 위대한 동맹국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유가를 지키고 무기 거래를 유지함으로써 미국 경제를 파괴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은 아주 간단한 방정식으로, 나는 미국을 먼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성명 발표 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추수감사절 준비에 들어갔으며 카슈끄지 살해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무함마드 왕세자의 카슈끄지 살해 지시 여부와 관련해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보고를 받고 대책을 논의했다. 국무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카슈끄지 피살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면서 미국은 사우디와 전략적 관계를 지속하며 사건의 진실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성명서는 사우디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 국회의원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린지 그래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우리의 도덕적 목소리를 무시하는 데 큰 비용을 치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랜 폴 공화당 상원의원도 “이 성명은 미국 우선이 아니라 사우디 우선이다”며 “이것을 존 볼튼 국가안보 보좌관이 썼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비판했다.

카슈끄지의 칼럼을 실었던 워싱턴포스트(WP)의 프레드 라이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언론인 카슈끄지의 잔인한 살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인권 존중과 신뢰와 정직에 대한 배신”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인의 이익보다 사우디와의 사업을 계속하고자 하는 개인적인 이익에 기반하고 있다”면서 “CIA의 발견을 의심할만한 이유가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그 증거를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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