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휠라' 부활 이끈 2세 경영인 윤근창 대표

입력 2018-11-0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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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럽터2’, 美 풋웨어뉴스 올해의 신발로 선정...유통채널 다양화ㆍ브랜드 이미지 개선 성과

▲윤근창 휠라코리아 대표.
휠라가 벼랑 끝에서 부활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아재 브랜드’라는 이미지에 영업이익 역시 내리막길을 달리던 휠라가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신발에 등극했다.

6일 휠라에 따르면 미국 슈즈 전문 미디어인 풋웨어 뉴스(Footwear News)가 ‘2018 올해의 신발’로 휠라의 대표 어글리 슈즈인 ‘디스럽터2’를 선정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디스럽터2는 약 150만 족이며 해외까지 합하면 연말까지 1000만 족가량이 판매될 것으로 휠라는 내다봤다. 풋웨어 뉴스는 전 세계 소비자 및 업계 의견, 판매 데이터, 소셜 미디어 내 반응 등을 활용해 해당 연도를 대표하는 신발 브랜드를 단 하나 선정하는데, 여기에 휠라가 뽑힌 것이다.

휠라를 살려낸 주인공은 오너 2세인 윤근창 대표(43)다. 윤윤수 휠라 회장의 장남인 윤 대표는 휠라코리아가 글로벌 본사를 사들인 2007년 자회사인 휠라 USA에 입사했다. 이후 제조부터 유통까지 운영 정책 전반을 다시 정비했고 3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2015년에는 휠라 USA의 매출을 인수 당시보다 10배가량 끌어올렸다.

미국에서 승승장구한 윤 대표는 2015년 7월 휠라코리아로 자리를 옮겨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다. 휠라에 눈에 띄는 변화가 시작된 것이 그 무렵부터다. 2011년 550억 원에 달했던 휠라의 영업이익은 2016년 400억 원 적자로 고꾸라져 있었다. 윤 대표는 ‘유통 채널의 다양화’와 ‘이미지 개선’이라는 전략을 구사했다. 백화점과 대리점에 납품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ABC마트, 폴더(Folder) 등 신발 전문점에 도매 유통을 시작한 것이다. 이는 젊은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와 함께 노후화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세련된 디자인을 강조하고 고객층의 연령대를 과감히 낮췄다. 더불어 10대 배우 김유정을 모델로 내세웠다. 유통 채널과 광고 전략의 변화는 시장에서 그대로 먹혔다. 젊은층이 휠라를 사기 시작했다.

휠라코리아는 올해 3월 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단독 대표이사로 취임해 ‘2세 경영’ 시대를 알렸다. 휠라코리아의 올 2분기 매출액은 790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04% 뛰어올랐고 영업이익도 11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8%나 늘었다. 뿐만 아니라 풋웨어 뉴스가 ‘디스럽터2’를 올해의 신발로 선정한 데에는 윤 대표가 꾀한 전략도 한몫했다. 풋웨어 뉴스는 △성별, 연령대를 뛰어넘어 10대에서부터 부모 세대까지 사로잡은 점 △바니스 뉴욕, 에이라이프, 피에르 가르뎅 및 리암 호지스 등 유명 패션 브랜드, 유통채널 등과 다채로운 협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한 점을 높이 사 ‘디스럽터2’를 올해의 신발로 선정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디스럽터2는 1990년대 말 출시된 휠라의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휠라로서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뿐만 아니라 윤 대표가 이끄는 휠라의 부활은 경영인 2세의 성과로도 평가받고 있다. 태진인터내셔날, 세정그룹, 해피랜드 등 패션기업 경영인 2·3세들이 본격 기업 경영에 뛰어들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한 상황에서 윤 대표의 행보는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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