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ㆍ조선업 부진에도 반도체ㆍ디스플레이 호황으로 1000억 벤처기업 매출 증폭
한 해 매출이 1000억 원에 달하는 벤처기업의 수가 2016년 572곳으로 2017년 1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매출 1조 원이 넘는 기업도 4곳에서 11곳으로 7개 기업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벤처기업의 총 매출은 130조 원으로 전년 대비 16.4% 증가했다. 자동차, 조선업계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의 호황으로 동종 및 관련 업계 벤처기업들의 경영 성과가 두드러진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와 벤처기업협회는 1일 판교 스타트업캠퍼스 다목적홀에서 ‘2017 벤처1000억기업’ 기념 행사를 개최했다.
중기부는 2005년부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기업에 대한 조사를 매년 실시해 왔다. 올해는 1회 이상 벤처 확인을 받은 기업 9만6623개사 중 지난해 매출 1000억 원 이상 기업의 경영성과를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발표했다.
벤처기업의 작년 평균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8% 증가했다. 특히 신규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월등히 높았다. 게임ㆍ소프트웨어 업체인 그라비티는 2016년 350억 원에서 2017년 1194억 원으로 242% 늘었고, 컴퓨터ㆍ주변기기 기업 제니스앤컴퍼니는 같은 기간 485억 원에서 1151억 원으로 137% 증가했다.
1000억 벤처기업의 전체 종사자 수는 21만5862명으로 4.1% 증가했으며, 기업당 평균 종사자 수는 368.8명에서 384.1명으로 15.3명 증가했다. 신규 1000억 원 기업(69개사)의 종사자 증가율은 26.4%로, 전체 기업보다 높았다.
종사자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기업은 자동차 내ㆍ외장품 생산업체 트래닛으로 61명에서 161명으로 164% 늘었다. 게임 제작업체인 펍지 역시 60명에서 148명으로 147% 성장률을 보였으며, TVㆍPC 모니터 생산업체 디엘티는 60명에서 124명으로 107% 늘었다.
최근 3년 연속 2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보인 이른바 ‘가젤형 벤처1000억기업’은 총 32개로 전년(28개) 대비 14.3% 증가했다.
가젤형 기업이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는 데 드는 평균 기간은 14.6년으로, 비 가젤형 기업(24.7년)보다 짧았다. 특히, 가젤형 기업은 매출액 증가율(77.4%), 종사자 증가율(21.6%), 수출 증가율(212.2%)이 모두 비 가젤형 기업(12.8%ㆍ3.4%ㆍ-0.2%)보다 높게 나타났다.
매출 1000억 원 달성 기업의 특징적인 요인을 살펴보면, 기업당 평균 58억 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율이 2.5%로 나타났다.
수출에서는 매출액 대비 수출 비율이 21%로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00억 기업 중 벤처투자를 받은 비율은 39.3%(221개)이고, 투자받은 업체 중 창업 초기(창업 7년 이하)에 벤처투자를 받은 비율이 57.2%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벤처투자를 받은 1000억 기업(221개)은 거의 모든 면에서 투자를 받지 않은 기업(341개)에 비해 우수한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요즘 일자리 창출이 최대 화두인 상황에서 신규 창출 연간 고용률이 26%로 높게 나타났다”며 “대기업 위주의 대한민국 경제체제를 극복할 미래 경제주체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중기부의 20년 벤처정책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홍종학 장관은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대에 기술 변화 대응 속도와 유연성 면에서 경쟁 우위를 가진 벤처기업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혁신성장을 선도할 주역임을 나타내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00억 벤처기업 하나하나가 앞으로 성장할 잠재 유니콘”이라고며 “중기부는 앞으로 벤처1000억기업의 더욱 강력한 후원자가 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