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중국 애플워치 공장 학생인턴 불법고용 조사

입력 2018-10-2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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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폭스콘 학생 불법고용 이어 또…야간근무 12시간 ‘혹사’

▲애플 로고. EPA 연합뉴스
애플이 중국 애플워치 조립 공장 내에서 학생 인턴을 이용한 불법 노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은 홍콩의 인권단체인 ‘기업의 부당행위에 맞서는 학생과 학자(SACOM)’로부터 대만 콴타컴퓨터가 불법적으로 학생들을 고용했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주 조사에 착수했다.

SACOM은 올해 여름 중국 충칭에 있는 콴타컴퓨터 공장에서 근무 중인 고등학생 28명을 인터뷰했다. 인터뷰에 응한 학생들은 선생님이 ‘인턴십’ 명목으로 공장에 보냈지만, 조립공정에서 일하는 다른 노동자들과 같은 업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 현행법상 학생 인턴에게 금지된 시간 외 초과근무와 야간 근무도 이뤄졌다고 증언했다.

특히 학생 11명은 선생님으로부터 인턴십을 마치지 않으면 제때 졸업시켜주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자동차 수리를 공부하는 한 학생은 “밤 8시부터 아침 8시까지 일하도록 스케줄이 정해져 있다”며 “주에 하루만 쉴 수 있다”고 말했다.

SACOM은 또 다른 학생의 말을 인용해 같은 학교 학생 120여 명이 충칭 내 콴타컴퓨터 F5 공장 4층에서 일했다고 전했다. 해당 학생은 “우리는 로봇처럼 매일 수백 번씩 똑같은 일을 반복했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 조립업체인 타이완 폭스콘이 중국 정저우 공장에서 학생 신분 실습생 3000여 명을 불법 고용한 사실을 인정하고 초과근무를 중단시켰다.

애플 대변인은 이번 콴타컴퓨터 불법고용 사안에 대해 “9월에 추가된 학생 인턴들이 초과·야간근무를 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긴급히 조사하고 있다”며 “규범을 준수하지 않는 것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고수하고 위반 사항을 발견할 시 신속하고 적절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콴타컴퓨터 측은 FT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FT는 중국 내 임금 상승으로 학생 인턴을 강제·불법 고용하는 방식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지 시민운동가와 학자들에 따르면, 중국 내 일부 지방정부는 지역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학교가 지역 내 공장에 인력을 공급하도록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특히 애플이 통상적으로 10월에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이 기간에 애플 공급업체들의 임시노동 수요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 폭스콘 정저우 공장의 노동인구는 비수기 10만 명에서 성수기 30만 명으로 세 배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조립 공정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젊은 노동자들이 줄어들면서 제조공장들은 합법적으로 임시노동자를 고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년 새 비계약 임시노동자의 사용을 제한하라고 규율해 왔다.

한편 SACOM은 초기 조사 중 콴타컴퓨터 충칭 공장의 애플워치 제조 과정에서 불법 노동 실태를 포착했지만 당시 애플은 해당 공장이 자사 공급망의 일부라는 점을 부인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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