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한류(韓流)와 한풍(漢風) ①

입력 2018-10-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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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 방탄소년단으로 인하여 “한국에는 한글이 있다”는 사실이 전 세계에 알려지고, 세계의 젊은이들이 한글을 배우려 들고 있다. 물론 전에도 국위를 선양한 훌륭한 인물들이 많이 있었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처럼 큰 영향력을 발휘한 예는 없는 것 같다.

이처럼 세계를 휩쓰는 우리 대중문화의 물결을 우리도, 외국인들도 다 ‘한류(韓流)’라고 부른다. 한(韓)은 당연히 ‘한국(韓國)’이라는 뜻이고 ‘류(流)’는 ‘흐를 류’라고 훈독하는 글자로서 ‘韓流’는 ‘한국문화의 물결’, 혹은 ‘한국문화의 유행’이라고 풀이할 수 있는 말이다. 한류의 절정에 서 있는 방탄소년단이 화관문화훈장을 받은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한류의 힘이 막강한 것은 사실이나 국제 사회에 일고 있는 문화 물결이 한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라마다 자신들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이른바 ‘○○류(流)’, ‘○○풍(風)’이라고 하는 문화의 물결과 바람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항상 일고 또 불고 있다.

그런 문화 바람 중에서 주목할 만한 바람이 바로 ‘한풍(漢風)’이다, ‘漢’은 ‘한나라 한’이라고 훈독하며 중국의 ‘한(漢)’나라를 나타내는 글자이자, 중국의 주요 민족인 한족(漢族)을 상징하는 글자이다. 중국의 한족들은 중국 문화는 한족이 중심이 되어 한자를 사용하여 이룩한 문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풍은 바로 중국 문화의 바람이라는 뜻이다. 전 세계에 불고 있는 중국어 학습과 중국 문화 배우기 열풍이 바로 한풍이다.

韓流는 전 세계인의 눈에 띄게 유행하고 있지만, 별 소리도 없는 가운데 급속히 퍼지고 있는 漢風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실로 가공할 만하다. 세계를 누비고 다니는 중국 관광객의 숫자만으로도 중국의 위세를 짐작해 왔지만, 조직적으로 전파하고 있는 한풍의 실체를 보면 더욱 놀랄 만한 것이다. 우리의 한류,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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