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피츠버그서 유대인 노린 총기난사로 11명 사망...FBI “증오 범죄”

입력 2018-10-2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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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총격 직전 “유대인은 사탄의 자식들” 외쳐

▲27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주민이 피해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회당 근처로 나와 있다. 피츠버그/AP연합뉴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서 27일(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1명이 숨지고 경찰 4명을 비롯해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을 ‘증오 범죄’로 보고 수사에 들어갔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총격은 이날 오전 10시쯤 피츠버그 앨러게이니 카운티의 ‘트리오브라이프’ 회당에서 발생했다. 이 지역에는 유대인이 많이 거주한다.

유대교 안식일인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45분 시작되는 예배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피츠버그 관계자는 “사건 당시 시너고그(회당)에서는 아이 이름 명명식이 진행 중이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총격이 벌어질 당시 예배당에는 수십 명이 있었고 총격범은 ‘모든 유대인은 죽어야 한다’고 외쳤다”고 전했다.

FBI 피츠버그지국 밥 존스 특별수사관은 “총격범은 시너고그로 들어가 예배를 보는 교인들을 살해했고, 경찰이 출동하자 도주하려 했다”고 말했다. 또 “현재까지는 단독 범행으로 보인다”면서 “정확한 범행 동기는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총격범은 피츠버그 주민인 백인 남성 로버트 바우어스로 확인했다.

그는 시너고그 밖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총상을 입고 체포됐다. WSJ는 그가 온라인에서도 반유대주의 내용을 수차례 게재한 경력이 있다고 전했다.

극우 단체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소셜미디어 갭닷컴에서 ‘로버트 바우어스’ 명의 계정이 “유대인은 사탄의 자식들”이라는 글을 올린 것이 확인됐다.

범인의 트위터에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수주의자가 아닌 세계주의자”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열성 지지자’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이 사악한 반(反) 유대주의 공격은 인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사건이 발생한 피츠버그를 직접 방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반유대주의 범죄가 발생하면서 미국 주요 유대인 밀집 지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워싱턴 등 주요 도시의 시너고그에는 경찰이 배치됐다.

미국의 최대 유대인 단체 ‘반명예훼손연맹(ADL)’의 조너선 그린블랫 대표는 트위터에 “유대인들이 안식일 예배 도중에 표적이 됐다”면서 “유대인 커뮤니티를 겨냥한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ADL에 따르면 미국 내 반유대주의 범죄는 2016년 1267건에서 지난해 1986건으로 57% 급증했다.

미국에서 종교시설을 겨냥한 증오 범죄는 2012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15건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5일 텍사스주 서덜랜드 스프링스의 한 교회에 무장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26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다쳤다. 총격범인 백인 남성 데빈 켈리(26)는 전투복 차림으로 교회에 들어와 예배를 위해 교회에 온 신도들을 향해 여러 발의 총을 발사했다.

2015년 6월 17일에는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유명 흑인교회가 표적이 됐다. 사망한 신도 9명은 모두 흑인이었다. 총격범 딜런 루프는 백인 우월주의에 사로잡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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