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카슈끄지, 우발적 다툼 중 사망”…미 옹호·국제사회 반발

입력 2018-10-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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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부 아랍권, 긍정적 평가…유엔 등 투명한 조사 및 처벌 요구

▲13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 사우디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이스탄불/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사망 사실을 20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인정했다. 다만 암살이 아니라 우발적인 다툼 중 숨졌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일부 아랍권은 사우디의 발표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유엔과 유럽 주요국은 진실을 밝히라고 압박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이날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서 몇 명의 인물과 말다툼을 벌이던 중 주먹으로 때리며 싸움을 벌인 결과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사우디 국적을 가진 18명을 구속해 수사하고 사건 전모가 밝혀지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는 크고 바람직한 첫걸음”이라며 “사우디의 발표를 신뢰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우디에 대한 무기 수출 중단에 대해 “100만 개도 넘는 일자리가 걸려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사우디의 중동 맹방인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 이집트 등도 사우디의 수사결과를 옹호하는 성명을 냈다.

NYT는 사우디 정부가 시신의 행방을 밝히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증거도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의식한 듯 “나는 답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 주요국과 국제기구의 반응은 냉랭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번 사건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카슈끄지의 사망과 관련해 사우디의 투명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카슈끄지의 사망은 끔찍한 일”이라며 “책임자가 처벌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중동 지부는 “카슈끄지가 영사관 안에서 몸싸움 끝에 숨졌다는 사우디 정부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며 “카슈끄지의 시신을 공개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독립적인 전문가가 부검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카슈끄지 사망에 대한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우디가 국제 사회의 비판이 강해지기 전에 조기 수습하려 사건 정황을 발표했으나 부자연스러움을 숨길 수 없다면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신뢰 하락과 중동 혼란이 촉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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