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음주 기내 난동을 피운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에게 법원이 이례적으로 검찰의 구형보다 높은 형을 선고했다.
부산지방법원 형사4단독은 22일 열린 박 회장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내렸다. 앞서 검찰이 박씨에 대해 약식기소와 같은 벌금 1000만원을 구형한 것에 비해 양형이 높아진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박 회장에 대한 이번 법원의 판결에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이날 박준용 판사는“비행기 이륙을 위해 자세를 바로 해 달라는 승무원들의 간청에 가까운 수차례의 요청을 거절하고, 경고장을 찢어버리는가 하면 심한 욕설과 폭언을 하는 등 그 소란의 정도가 매우 심했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박 회장은 피해 당사자인 당시 승무원과 127명의 탑승객에게는 사죄를 하지 않았기에 이들의 피해에 상응하는 조치로 사회봉사를 명한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지난해 12월 3일 오전 술에 취한 상태에서 김해발 대한항공 1104편 항공기(서울행)에 탔다가 이륙준비를 위해 좌석 등받이를 세워달라는 승무원의 요구와 기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이후 그는 소란을 피워 비행기 출발을 1시간 가량 지연시킨 혐의로 검찰에 약식 기소된 후 이번에 정식재판에 회부됐다.
박 회장은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직후 "12월 2일 저녁 수면부족인 상태에서 항공기내에 탑승함으로써 본의 아니게 승무원과 언쟁이 있었던 점은 저의 부덕한 소지로 깊이 반성한다.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정중하게 사죄한다"며 사과문을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