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문제로 확대하자 분위기 고려 필요성 인식한 듯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23일 열리는 대규모 국제 투자회의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 불참 행렬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방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났고 우리는 결정했다”면서 “나는 사우디에서 열리는 FII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번 주 초까지만 해도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관련) 더 많은 정보가 나오면 FII 참석 철회를 살펴볼 것”이라면서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는데 불참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 등도 FII 불참을 결정했다.
므누신 장관은 카슈끄지 피살 의혹이 국제적인 문제로 확대하면서 독일 프랑스 영국 등 3국이 외무장관 명으로 공동 성명서까지 내는 등 사안이 심각해지자 분위기를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므누신 장관이 사우디와 터키를 방문하고 돌아온 폼페이오 장관과 만난 직후 불참 결정을 내린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카슈끄지는 2일 결혼에 필요한 신청서를 받으러 터키 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후 실종됐다. 카슈끄지의 살해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특히 BBC방송에 따르면 15명의 암살팀 중 한 명으로 알려진 법의학자 살라 무함마드 알 투바이지가 사우디 내무부와 왕립 의과대학에서 주요 직책을 맡은 고위 인사고, 나머지 암살조 중 최소 4명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개인 경호원 등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FII는 ‘사막의 다보스’로 불리는 행사로, 사우디 왕실의 실세인 빈 살만 왕세자가 자신이 시작한 개혁 과제를 내세워 서방의 투자를 유치하는 행사다. 카슈끄지 피살 의혹이 확산하면서 글로벌 기업과 금융계 주요 인사들이 불참을 선언했고, 외신들 역시 보도 계획을 철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