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소기업 기술유출 근절, 중기부 의지 보여줄 때

입력 2018-10-1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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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선 중기IT부 기자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보면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추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신성장기반자금, 긴급경영안정자금 등 재정 지원은 물론이고, 대·중소기업 동반진출 지원에서부터 해외 수출 지원, 여성·장애인 기업에 대한 육성안까지 총망라돼 있다.

그럼에도 중소기업의 현실은 여전히 열악하다. 특히, 기술유출 피해 규모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의 기술유출 건수는 78건으로 2016년 대비 20건 증가했다. 총 피해액은 1022억 원으로 2015년 902억 원과 비교하면 100억 원 이상 늘어났다. 지난 5년간 해외 기술유출 시도 적발은 총 152건이며 이 중 중소기업의 기술유출 시도는 102건으로 전체의 67%를 차지했다. 대기업의 해외 기술유출 건수인 35건(23%)보다 3배가 넘는 수치다. 최근에는 사이버 해킹으로 인한 기술유출 피해액이 연간 3000건 이상 발생하는 등 그 수법도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경기도 소재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퇴사한 직원이 제조 핵심 기술을 외부에 알려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안 그래도 취약한 중소기업의 현실에서 사이버상의 기술유출 시도까지 일어난다면 회사 차원에서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은 아예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올해 8월 제주서 열린 ‘벤처기업포럼’에 참가해 “무슨 일이 있어도 기술유출만은 막겠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앞으로 기술을 탈취하는 행위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주겠다”고 불특정 대상에 대한 경고까지 했다.

기술이 유출된다는 것은 빼앗긴 회사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정책 당국은 일련의 통계에 대해 전 정부 때의 일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누구의 책임인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중소기업이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중기부는 보다 강력한 의지와 실행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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