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와 서울시의 주택 건설 방식으로 인해 서울이 만성적인 아파트 공급부족을 겪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9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은 오후 2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주택시장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세미나를 열고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김태섭 주산연 선임연구위원은 △17개 시도광역시 △인구 30만 이상 도시 △조정대상지역을 포함한 54개 지역을 연구한 결과 서울 주택시장은 안정적인 성장을 겪으면서도 아파트 공급은 부족한 시장으로 진단됐다.
김 연구위원은 서울의 신규 주택 수요가 5만5000가구인데, 평균공급량은 6만4000가구로 전체 주택 공급량 자체는 부족하지 않다고 했다.
다만 주택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유형의 주택인 아파트의 공급이 특히 부족한 점이 서울 주택시장의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해 주산연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수요는 연간 4만 가구인데 비해 연 평균 3만1000호가 공급되며, 지난 6년간 총 5만4000호의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아파트의 공급이 부족해진 원인 중 하나로는 아파트의 주요 공급 수단 중 하나인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줄었다는 점이 지적됐다. 연구에 따르면 현재 서울 내 아파트 공급의 78%는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정비사업은 354구역이 해제됐으며, 서울 직권해제 된 구역만 170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비사업이 해제된 구역에는 수요자들의 선호가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다세대주택 등이 들어섰다. 2005~2011년까지 7년간 1만6000호가 공급됐던 다세대 주택은 2012년~2017년까지 6년간 4만4000호로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연구위원은 서울 내 아파트 공급을 늘리려면 정비사업의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나아가 그린벨트를 해제한 지역에 서울과 맞닿은 초대형 신도시 모델을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이 제시한 ‘거대 광역 통합신도시’는 서울에서 30km 가량 떨어진 기존의 1기신도시와 달리 서울 인접 2~3개 지자체와 연계해 서울과 연결되는 도시로, 현재 2기 신도시인 위례신도시와 유사한 모델이다.
현재 3등급 이하의 그린벨트는 서울에 약 2900만㎡, 경기도에 약 3억1600만㎡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일부를 해제해 약 1600만㎡의 규모의 신도시 2개를 조성해 20만 가구 규모의 서울 인접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거대 광역 통합신도시’ 모델의 핵심이다.
재건축 부담금 제도 폐지 등을 통한 정비사업 활성화로는 연간 8000가구의 아파트가, 그린벨트 해제와 택지공급을 통한 광역 통합신도시 조성으로는 연간 1만7000가구의 아파트가 추가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김 연구위원은 “경기도에서 택지개발을 하거나 신도시를 건설하면 대부분 경기도 주민이 분양 받아 이동한다”며 “서울시 아파트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서울시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거대 광역 통합신도시 모델을 제시한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