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기 대비 41% 급감…“세계화의 전환점”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15일(현지시간) 올해 1~6월 세계 FDI가 4700억 달러(약 530조2070억 원)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4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5년 이래 13년 만에 최저 규모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7940억 달러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UNCTAD는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혜택을 받은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본국으로 보내면서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기업들은 올 1분기 2949억 달러, 2분기 1695억 달러의 해외 이익을 각각 본국으로 송금했다. UNCTAD는 이 때문에 기업의 해외 투자금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말 세제개편을 통해 글로벌 기업이 미국으로 이익을 송금 때 부과하는 세금을 낮췄다. 미국 기업이 보유한 2조 달러 규모의 누적 해외이익에 한 차례 과세한 뒤 미래 이익에 대한 대다수 세금을 없앴다.
기업들은 감세 이후 해외에서 창출된 이익을 본국으로 보내기 시작했다. 이에 유럽에서 미국 다국적 기업의 본부 역할을 하는 아일랜드의 FDI는 810억 달러, 스위스는 770억 달러 감소하는 등 유럽의 상반기 FDI가 전년 동기 대비 93% 줄었다.
FDI는 세계화의 정도를 반영하는 척도로 풀이된다. 제임스 젠 UNCTAD 투자 수석은 “지표는 세계화의 전환점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젠 수석은 “공급망 확장에 대한 FDI가 부족하면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고 무역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FDI 흐름의 큰 그림은 우울한 채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발도상국의 상반기 FDI는 4% 줄어든 3100억 달러로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 세계 FDI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6%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중국에 대한 투자가 700억 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브라질과 인도도 상위권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