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부 차장
자연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해양 오염과 쓰레기 대란,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의 주원인으로 플라스틱이 지목되고 있다.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탄생한 플라스틱이 썩는 시간은 대략 200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다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잘게 쪼개진 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이 돼 공기 중이나 물속을 떠다니다 먹이사슬 최상위인 인간의 식탁에까지 오르고 있다.
이달 초 공개된 목포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된 국내산과 외국산 천일염 6종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국내산 굴과 바지락, 가리비 등 조개류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은 검출되고 있다.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매년 3억 톤가량이고, 지금까지 생산된 플라스틱 양은 대략 83억 톤으로 추정된다. 매년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양은 800만 톤이지만, 재활용률은 9%에 불과하다.
최근 전 세계는 플라스틱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7월 가장 흔히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인 수저, 빨대 등 8개 제품에 대한 사용을 2021년까지 완전히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제연합(유엔·UN)에 따르면 이미 60개국 이상이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금지하거나 과세 조치를 취하고 있다.
환경부도 5월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2030년까지 플라스틱 발생량을 50% 감축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늦었지만 심각성을 인지한 것은 다행이다.
최근 커피전문점에서는 일회용 컵과 빨대의 사용을 억제하고 마트에서 일회용 비닐쇼핑백을 퇴출시키는 등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일회용 컵을 생산하는 데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처리하는 사회적 비용도 들어간다. 일회용 컵의 대부분은 재활용이 어려운 합성수지 재질로 이뤄져 있다. 테이크아웃에 활용되는 플라스틱 일회용 컵의 재활용률은 10%도 안 된다.
“얼음이 들어간 음료는 일회용 컵에 담아야 맛이 나서”, “종이봉투보다 비닐봉투가 들고 다니기 편해서”, “빨대가 없으면 마시기 불편해서.”
커피전문점이나 빵집에서 만난 사람들은 플라스틱의 폐해를 알지만 편리성 때문에 일회용품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플라스틱 용기를 바이오 소재로 바꾸는 등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실생활에서 쓰이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우리가 가장 빠르고 손쉽게 환경을 보호하는 방법은 마트에서 장바구니를, 커피전문점에서 다회용 컵을 사용하는 것이다. 정부는 규제와 함께 국민들이 이를 자발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플라스틱에 대한 폐해를 알리는 노력을 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