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도 치이는 고부가 산업, 이대론 안된다

입력 2018-10-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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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고부가가치 산업(이하 고부가 산업) 비중이 중국에 추월당하는 등 부가가치 증가세가 주요국에 비해 밀리고 있다. 산업구조 전반의 체질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고부가 산업, 성장 잠재력 제고로 경제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2~2008년, 2010~2016년 전산업과 제조업의 연평균 총부가가치 증가율을 보면 제조업의 경우 한국은 3.7%포인트(P) 하락한 반면, 독일은 1.2%P, 일본은 0.8%P 각각 증가했다. 미국은 0.5%P 하락했다. 전산업은 한국이 2.1%P, 미국이 1.3%P 감소한 반면 일본과 독일은 각각 1.0%P 증가했다. 한국의 하락폭이 가장 크다.

성장세가 약화하고 있는 국내 주력산업의 재활성화와 너트 크래킹(nut-cracking·호두를 까는 기구인 너트크래커에 갇힌 호두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극복을 위해 우리나라는 기술 집약도가 높은 고부가 산업 중심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국내 전산업 총부가가치 연평균 증가율은 1970~1985년 25.6%(이하 제조업 28.6%)에서 1986~2000년 14.0%(14.3%), 2001년~2015년 6.2%(6.8%)로 급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준으로 2001~2008년과 2009~2015년을 나눠 주력산업 중 1차 금속 증가율은 10.3%에서 3.2%로 큰 폭의 하락을 했고 금속제품(11.2% → 7.3%), 운송장비(9.3% → 5.4%), 전기·전자(8.6% → 6.0%), 기계(8.9% → 7.6%) 업종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처럼 부가가치 창출이 둔화하고 있는 것은 산업 경쟁력의 약화와 직결된 것으로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 낀 너트 크래킹에서 벗어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부 정책이 생산 비용의 통제가 어려운 만큼 산출물의 고부가화가 핵심 대안이 되어야 하며, 산업구조의 측면에서 고부가산업의 비중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이 적극 추진해오고 있는 산업혁명 정책을 반면교사로 삼아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고부가 산업의 총부가가치가 감소하면서, 고부가 산업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처지하는 비중도 하락세로 전환했다. 2009년 이후 2014년까지 연평균 11%의 높은 증가를 보이면서 5000억 달러에 근접했으나, 2015년(-1.2%), 2016년(-0.7%) 연속 감소했다. 이로 인해 거의 매년 늘어나 2015년 35.6%에 이르렀던 고부가 산업의 대(對)GDP 비중이 2016년 34.6%로 1%P 떨어졌다.

특히 최근엔 한국의 GDP 대비 고부가 산업 비중이 중국에도 역전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GDP 대비 고부가산업 비중(2016년)은 35.2%로 한국을 추월했다. 미국(38.3%)은 거의 꾸준히 증가세를 지속했고 독일(35.2%)은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연구개발(R&D) 투자로 본 혁신 잠재력은 주요 경쟁국에 비해 높게 평가할 수 있지만, 첨단기술제조업 부문은 급격히 약화하고 있다. 고부가산업(공공 지식기반서비스 제외)의 기업 부문 R&D는 2010~2015년 연평균 8.2% 성장했다. 같은 기간 일본 4.8%, 독일 6.4% 증가에 비해 큰 폭의 성장이다.

하지만 하위업종 가운데 2010년부터 높은 증가세를 지속해왔던 첨단기술제조업 R&D는 2015년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2010~2012년 두 자릿수 성장을 보였던 것이 2013년 한 자릿수로 떨어진 뒤 2015년에는 전년 대비 4.0% 감소했다.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고부가 직종 비중은 정체됐을 뿐 아니라 경쟁국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세계경제포럼(WEF)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총고용 중 지식집약 직종의 고용 비중은 2016년 21.6%로, 2013년 (22.4%) 이후 비중이 축소되고 있다.

첨단기술제조업과 민간지식기반서비스는 최근 들어 인력 부족률이 미미하게나마 늘어나는 추세다. 2014년 상반기까지 약 2%대를 보였던 첨단기술제조업 인력 부족률은 1%대로 하락했으나 최근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고 민간지식기반서비스의 인력 부족률도 최근 다시 상승하고 있다.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의 패러다임을 활용해 장기적이면서 거시적인 시야에서 민간 부문의 고부가 지향의 혁신 투자를 촉진하는 포괄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며 “기술 기반 비즈니스를 대상으로 한 창업과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는 다각적인 대책 마련도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통 주력기업의 혁신을 유도하고 사업 재편을 촉진하는 기존 기업 대상의 창업 활성화 정책, 중소기업이 독자적인 사업 전개가 가능하도록 혁신 역량 강화, 국가 차원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사업 고부가화 실현에 핵심인 플랫폼 구축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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