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간편신고’ 3초면 스팸차단 OK

급증하고 있는 스팸 문자에 보안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스마트폰으로 수신되는 스팸 문자를 줄일 수 있는 대책 마련에 고심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업계에 접수된 스팸 문자는 지난해에만 3051만 건이었다. 이는 2016년보다 16.2%가 증가한 수치로 일평균 8만4000건씩 접수됐다. 스팸문자 신고 접수는 2011년 5308만 건으로 가장 많았고 2014년 1434만 건까지 줄었지만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5월 신고 건수는 1323만 건이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불법도박이 404만 건으로 가장 많았고, 불법대출 333만 건, 통신가입 권유 132만 건, 성인물 116만 건 순이었다. 이외에도 대리운전, 유흥주점, 부동산 등 이용자가 원하지 않음에도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들이 뒤를 이었다.

불법 스팸 문자는 당국의 눈을 피해 교묘하고 지능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미지 스팸은 픽셀 일부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차단 시스템을 피하고 있으며 1인당 하루 문자 발송량을 500통으로 제한하는 점을 악용해 다수 명의로 각각 499통씩 보내는 사업자도 있다.

지긋지긋한 스팸 문자를 받지 않기 위해 이용자들은 휴대전화 스팸 간편신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스팸 문자의 경우 내용을 길게 누르면 나타나는 메시지 옵션에서 ‘스팸신고’ 버튼을 눌러 신고할 수 있다. 음성 스팸의 경우에는 수신된 전화번호의 상세 정보에서 스팸 신고 버튼을 누를 수 있다.

다만 아이폰의 경우에는 간편신고 기능이 아직 없어 제조사인 애플 측에 지속적으로 신고 기능을 넣을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

KISA도 지능적으로 변화하는 스팸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으로 대응 시스템을 개발해 연말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새로운 유형의 스팸을 머신러닝으로 학습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스팸 신고 내용을 빅데이터가 직접 분석해 문자를 스팸으로 식별하고 이를 유형별로 분류한 뒤 차단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해외에 명의를 두고 있는 스팸 발송자는 규제할 방안이 없다. 미국과 유럽은 이용자 사전 동의 없이도 스팸을 보낼 수 있어 국내법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봉기환 KISA 스팸대응팀 팀장은 “최근 스팸이 늘어나고 있지만 필터링을 피해 지능적으로 변형하고 있어 대응이 쉽지 않다”며 “연말부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스팸을 판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면 스팸 수신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