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농진청, 아프리카 식량난 해결 ‘농업한류’ 씨 뿌린다

입력 2018-09-2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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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20개국과 농업 기술 협력…빈곤 극복·농업 일자리 창출에 앞장

농촌진흥청이 아프리카와의 농업 기술 협력에 앞장서고 있다. 현지 풍토에 맞는 농업 기술을 개발·보급해 이 지역의 오랜 식량난을 극복하고 농가 소득을 올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농진청은 2009년 케냐에서 아프리카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코피아)을 처음 시작했다. 한국의 농업 전문가를 개발도상국에 파견해 그 나라 사정에 맞는 맞춤형 농업 기술을 개발·보급하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아프리카 7개 국가에서 코피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0년엔 농업 현안 해결을 위한 국제 네트워크인 한국-아프리카기술협력협의체(KAFACI·카파시)를 출범시켰다. 아프리카 20개 국가와 국제기구 6곳이 카파시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농진청이 코피아와 카파시를 통해 아프리카에 지원한 공적 개발원조(ODA) 예산은 550만 달러(약 61억 원)다.

농진청이 아프리카 농업 지원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이 지역의 심각한 기아 해소를 위해서다. 지난해 UN 식량농업기구(FAO)는 아프리카 인구의 6분의 1이 넘는 2억4300만 명이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고 추산했다. 그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낮은 농업 생산성이다. 아프리카의 식량 자급량은 수요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나머지는 수입이나 원조에 의존해야 한다. 농진청이 일회성 식량 공여 대신 농업 생산성 향상을 통한 근본적 해법 마련에 역점을 두는 이유다.

농진청은 무엇보다 현지에 맞는 식량 증산 기술 보급에 힘쓰고 있다. 여기에 ‘통일벼’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농진청이 1971년 개발한 통일벼는 차진 맛이 없어 한국에서는 인기가 없었다. 아프리카에서는 대접이 다르다. 아프리카에서 원래 먹던 인디카 쌀보다 부드러운 데다 수확량도 많아 반응이 좋다. 그래서 농진청은 2013년부터 통일벼를 토착종과 교잡해 신품종 벼를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된 신품종은 수확량이 헥타르당 10.7톤으로 토착종 수확량(헥타르당 5.5톤)에 비해 두 배 정도 많다. 그간 아프리카 농가를 괴롭히던 벼누렁얼룩바이러스에 대한 내성도 생겼다. 농진청은 여세를 몰아 2025년까지 신품종 벼 55종을 개발, 농업 생산성을 25%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농진청의 연구·개발 ODA는 벼 외의 작물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농진청은 짐바브웨에서 진행한 옥수수 지도사업(종자 보급과 재배 기술 전주를 통합해 진행하는 사업)으로 수확량을 9배나 끌어올렸다. 에티오피아의 병아리콩 수확량 역시 농진청 지도사업 이후 두 배로 뛰었다. 우간다에서는 오렌지 농가를 괴롭히던 오렌지 반점병 방제법을 개발해 보급했다. 생산량은 두 배로 늘었고 방제율도 50% 높아졌다. 농진청은 나아가 아프리카 20개국에 한 곳씩 종자 생산 단지 조성을 지원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계획이 실현되면 매년 종자 5000톤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진청은 농업 분야 인력 육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농진청에서는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열악한 여성의 자립을 돕기 위해 채소 시설 재배 기술을 교육했다. 덕분에 이들의 농업 소득은 10배 가까이 늘어났고 경제적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케냐에서도 교육용 농장인 스쿨팜을 조성해 청소년들에게 작물 재배 기술을 교육하는 등 후계 영농인으로 육성하고 있다.

농진청 측은 ODA사업이 한국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한국의 국격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농자재, 농기계 등 국내 관련 업체가 해외로 진출하는 발판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풍연 농촌진흥청 국외농업기술과 아프리카팀 연구관은 “우리 농업기술의 아프리카 개도국 공여를 통해 협력 대상국의 식량·농업 문제를 해결하고 농민 삶의 질 향상을 통해 국제사회에 기여할 것”이라며 “아울러 세계와 함께 미래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한국 농업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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