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전기 트럭 유럽공략 박차… 스위스 회사에 1000대 공급

입력 2018-09-2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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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내년부터 5년 동안 수소전기 대형 트럭 총 1000대를 유럽 시장에 공급한다.

현대차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국제 상용차 박람회(IAA Commercial Vehicles 2018)에서 스위스 수소 에너지기업 H2Energy(이하 H2E)와 수소전기 대형 냉장밴용 및 일반밴용 트럭 공급 계약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전날 박람회장 내 컨벤션 센터(CC)에서 열린 행사에는 이인철 현대차 상용사업본부 부사장과 롤프 후버 H2E 회장, 필립 디트리히 CEO, 요르크 아커만 H2네트워크협회 사장 등 양사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양해 각서 체결로 현대차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단계적으로 차량을 공급하며, 최종적으로 1000대의 수소전기 대형 냉장밴용 및 일반밴용 트럭을 H2E사에 납품하게 된다.

양사는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에서 수소전기 트럭 보급 확대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는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이 부사장은 “H2Energy와 MOU 체결을 통해 현대차의 대형 수소트럭이 유럽 친환경 상용차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며 “이번 MOU를 발판으로 앞으로 유럽 시장 내 친환경 상용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롤프 후버 H2E 회장은 “H2Energy가 구성하는 수소 생태계에서, 수소 트럭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현대차의 수소트럭, 스위스 H2네트워크협회 등 전략 파트너들과 함께 스위스의 수소 에너지 생태계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H2E는 스위스 내 수소 생산 및 공급 등을 제공하는 수소 에너지 전문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속 가능한 이동성 확보와 전국 수소 충전 네트워크 구축 등을 목표로 올해 5월 출범한 ‘H2네트워크협회’의 사업 개발 및 수행을 담당하고 있다.

H2E는 친환경 물류 혁신을 추진 중인 ‘H2네트워크협회’의 7개 회원사(주유소 업체 4곳, 식료품 체인 3곳)를 대상으로 현대차의 수소전기 트럭을 리스 방식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공급하게 될 수소전기 대형 냉장밴용 및 일반밴용 트럭은 기존 대표 대형트럭인 엑시언트를 기반으로 유럽 현지 법규에 맞춰 개발되고 있다. 승용 넥쏘에도 들어가는 신형 수소연료전지시스템 2개가 병렬로 연결된 190kW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고성능 모터, 고효율 배터리 등 수소전기차 전용 부품들이 들어간다.

1회 충전 주행거리 약 400km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으며, 충분한 1회 충전 주행거리 확보를 위해 운전석이 있는 캡과 냉장밴 사이 공간 등에 약 8개의 대형 수소탱크를 장착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까지 겸비한 수소전기 대형 트럭을 선보이기 위해 전사적인 연구개발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의 기술력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이번 하노버 국제 상용차 박람회에서도 수소연료전지 분야 전시에 집중했다. 현대차는 △독자적인 시스템 설계와 자체 개발한 막전극접합체(MEA) 적용으로 높은 시스템 효율을 확보한 연료전지 파워트레인 모형 △중량과 부피 등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부품의 99%를 국산화한 연료전지 스택 △회전 시 부상하는 공기 베어링 등 세계 최고 수준 기술이 들어간 터보형 공기압축기 등의 핵심부품을 전시했다.

수소전기 대형 트럭 공급은 현대차가 유럽 친환경 상용차 시장에 최초로 진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유럽은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은 대표적인 시장으로 향후 시장 규모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수소전기차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구매 보조금 및 충전소 구축 비용 분담 등 각종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독일은 보조금, 네덜란드와 노르웨이 등은 세제 혜택 중심으로 보급 확대를 장려하고 있다.

차량 공급이 이뤄지는 스위스는 총 중량 3.5톤 이상 화물차에 대해 도로통행료를 부과하고 있으나, 수소전기 및 배터리전기 트럭은 이를 면제해주고 있다. 디젤 트럭(유로6)의 경우 연간 10만km 주행 가정 시 약 8000만~9000만 원에 달하는 도로통행료를 납부해야 한다.

수소전기차는 여기에 파워트레인 전동화에 따른 정비 및 수리 비용 절감도 가능해, 상대적으로 디젤 트럭에 비해 높은 차량 가격에도 불구하고 총 소유비용(TCO)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세계 각국의 배기가스 규제, 친환경정책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수소 전기, 배터리 전기 기반 무공해 친환경 상용차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무게 및 부피의 증가가 적재량 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적재량이 상대적으로 적게 필요한 중소형 트럭과 버스는 배터리 전기,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적재량이 비교적 많이 필요한 대형 트럭과 버스는 수소전기 기반으로 시장을 양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트럭, 버스 등 상용차는 고정된 노선을 반복 주행하는 특성이 있어 수소 충전 인프라 부족에 따른 운행 제약이 승용차에 비해 덜하다. 차고지, 주요 노선 등 일부 장소에서만 충전소를 운용하더라도 상대적으로 큰 무리 없이 차량을 운행할 수 있다.

◇수소전기 중형 트럭 개발, 버스 양산 검토=현대차는 앞으로도 다양한 수소전기 상용차 라인업을 확보해 글로벌 친환경 상용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우선 청소차 등 공공영역 상용차로 활용할 수 있는 적재량 4~5톤급 수소전기 중형 트럭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전기 시내버스의 경우 올해 서울과 울산에 각각 1대씩, 내년에는 전국 주요도시에 수 십대의 버스를 시범 투입한다. 시장 수요에 맞춰 이르면 2020년 양산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수소전기 고속버스를 선보였던 현대차는 앞으로도 다양한 용도의 수소전기 버스를 개발할 방침이다.

◇글로벌 주요국, 수소전기 버스&트럭 실증 추진=세계 주요 국가들은 각종 실증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수소전기 상용차 대중화를 준비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는 물론 일부 스타트업까지 수소전기 트럭 개발에 나서는 상황이다. 수소전기 버스는 전문업체 등이 기존 버스를 개조하고, 연료전지 전문업체의 연료전지시스템을 탑재하는 방식으로 제작하고 있다. 독자적인 연료전지시스템을 확보하고 있는 일부 완성차 업체 등은 자체적으로 버스 제작에 나서고 있다.

유럽에서는 스위스, 노르웨이 등 유럽 일부 국가가 수소전기 트럭에 대한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노르웨이에선 생활용품 도매업체 ASKO사가 2016년부터, 스위스에선 H2네트워크협회에도 속해 있는 리테일 업체 COOP社가 2017년부터 수소전기 트럭 실증사업을 하고 있다.

유럽은 수소전기 버스 보급 확대를 위한 ‘CHIC 프로그램’을 통해 유럽전역 35개 도시에서 90대 규모로 수소전기 시내버스 시범사업도 펼치고 있다.

북미, 중국, 일본 등에서도 수소전기 트럭, 버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21년 수소전기 트럭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토요타는 지난해 5월부터 로스앤젤레스 항만 내에서 트럭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전기 버스도 국가 프로젝트에 버스 제조업체 26개사가 참여해 실증사업을 실시한 바 있다.

일본은 토요타가 적재중량 3톤 트럭을 기반으로 편의점 물류용 수소전기 트럭 실증 사업을 내년부터 진행한다. 또한 토요타는 지난해 수소전기 버스 2대를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했으며, 2020년까지 100여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중국은 둥펑(東風)자동차 등 일부 로컬 완성차 업체들이 수소전기 트럭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상하이(上海)시는 수소전기 트럭 수 백대를 보급하는 계획을 공표한 바 있다. 버스 분야에서는 푸티엔(福田), 위통(宇通) 등 10여개 업체가 파일럿 모델을 공개한 상태이다. 포샨(佛山)시의 경우 2019년 말까지 수소전기 버스 2000대를 보급하고, 충전소 48곳을 구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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