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금융 주가 20% '뚝'…주가부양' IR대장정 떠나는 금융 CEO

입력 2018-09-1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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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ㆍM&Aㆍ자사주' 효과 실종…해외 IR 통해 외국인 지분율 올려 주가부양

국내 시중은행장들이 잇달아 해외로 기업설명회(IR)를 위해 출장에 나서면서 이러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은행 주가가 호실적, 인수합병(M&A) 효과, 자사주 매입 등 이벤트성 요인이 사라지면서 올 초 대비 크게 하락한 가운데 IR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 주가와 외국인 지분율을 끌어올리는 기회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잇달아 해외 IR 대장정에 주목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이달 영국과 독일 등에서 해외 투자자 유치를 위한 IR를 준비하고 있다. 5월에는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IR를 진행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4월에는 중동과 싱가포르, 6월에는 홍콩과 호주를 찾았다.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인수를 위해 지난달 말 예정됐던 미국·캐나다 IR 일정은 취소했지만 향후 IR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7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IR 진행을 위해 싱가포르와 홍콩을 방문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말부터 2일까지 미국 현지에서 IR를 진행했다. 김 회장은 지배구조 문제와 채용 비리 이슈 등으로 해외 일정을 자제해오다가 최근 다시 해외 IR에 나서 관심을 받았다.

이처럼 CEO가 직접 해외에서 IR를 진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 유치에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은 주가에 호재로 평가받는 여러 이벤트성 요인이 사라지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다. 적극적으로 IR에 나서는 배경에는 국내 지분으로는 맥을 못 추는 주가를 외인을 통해 부양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 종가 기준 6만8600원(1월 23일)까지 올랐던 KB금융 주가는 5만700원(9월 7일)으로 7개월 새 26.1% 하락했다. 신한지주 주가는 같은 기간 5만3000원에서 4만2200원(-20.4%)으로, 하나금융 주가는 5만4500원에서 4만1850원(-23.2%)으로 떨어졌다. 우리은행(-7%)을 제외하고 20%가 넘는 하락률을 보이는 셈이다. 이들 은행이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이 무색할 정도다.

한편 은행권은 이밖에도 여러 방면으로 주가 부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주주환원 정책 중 하나인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부양을 하려는 모습이다. 신한금융지주는 5일 오렌지라이프 지분 인수를 확정함과 동시에 2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보통 자사주 매입은 주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KB금융도 하반기에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으로 금융권은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KB금융은 지난해 11월에도 주가 안정을 위해 3000억 원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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