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 둔기 폭행’ 궁중족발 사장, 1심 실형 선고…살인미수는 무죄

입력 2018-09-0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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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범행도구 사용…심한 폭력"…김 씨 아내 "남편, 스스로 지킬 수밖에 없었다"

▲6일 오후 궁중족발 사장 김모 씨에 대한 1심 선고공판 직후 김 씨의 아내와 상가임차인연합 관계자들, 변호인단이 선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윤한슬 기자 charmy@)
건물주를 망치로 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궁중족발 사장 김모(54) 씨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살인미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영훈 부장판사)는 6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씨에 대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하고 범행 도구로 사용된 쇠망치를 몰수했다.

재판부는 머리를 가격할 의도가 없었다는 김 씨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머리 부분을 향해 망치를 휘두른 점은 심각한 위해를 가하려는 목적이 아닌가 의심된다”면서도 “망치 무게를 고려할 때 머리를 가격했다면 심각한 상해를 입었을 텐데 피해자는 머리에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다”고 짚었다.

이어 “피해자에게 쇠망치를 빼앗긴 다음 되찾으려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피해자가 위에서 몸을 누르는 상황에서도 저항하거나 별다른 공격적 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살해 의도를 갖고 승용차로 돌진했거나 쇠망치를 휘둘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건물주 이모(60) 씨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되지 않아 사고 현장 인근에 있던 염모 씨를 차로 친 혐의에 대해서도 살인미수죄가 성립되지 않았다. 두 사람에 대해서는 특수상해 혐의만 유죄로 인정됐다.

다만 재판부는 형의 집행을 유예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쇠망치와 승용차라는 위험한 범행 도구를 사용했고, 도망가는 이 씨를 쫓아가 망치를 던지거나 머리를 발로 밟는 등의 적지 않은 폭력을 행사했다”며 “피해자들과 합의를 하지 않았고, 배심원 전원이 집행유예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지난 6월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 골목길에서 건물주 이 씨를 망치로 수차례 폭행해 어깨와 손목 등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행인 염모 씨를 차로 쳐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김 씨는 건물주인 이 씨와 2016년부터 임대료 인상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1월 건물을 인수한 이 씨는 보증금과 임대료 인상을 요구했고, 김 씨가 받아들이지 않자 가게를 비워달라는 명도소송을 제기해 궁중족발을 강제 철거한 상황에서 이번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살인미수죄를 적용해 징역 7년을 구형하고 범행 도구인 쇠망치를 몰수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해당 사건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영훈 부장판사는 “이 사건을 진행하는 동안 마음이 무거웠고, 죄에 합당한 결과를 찾기 위해 재판부와 배심원 모두 최선을 다했다”며 “피고인과 가족 모두 상대방을 향한 원망의 감정을 마음속에서 덜어내고 행복을 찾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선고 결과가 나오자 김 씨의 아내 윤모 씨는 오열했다. 그는 선고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폭행이라는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것은 맞다”면서도 “(남편은) 주변에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스스로 지킬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건물주를 다치게 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건물주에게 모자란 점이 있어야 저희가 (합의를) 할 수 있지 않겠냐”며 “돈이 있었더라면 모멸감을 참아내면서 그렇게 버티진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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