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산유국 최대 고민은 중국 원유수요 감소…미중 무역전쟁 영향 커

입력 2018-09-0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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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이란 제재보다 더 걱정…중국, 석유 소비량 56% OPEC에서 수입

▲2015년 12월 20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낙타를 타고 바레인 샤키르 사막의 유전 앞을 지나가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오만과 바레인 석유장관은 CNBC에 출연해 중국의 석유 소비 감소가 최대 걱정이라고 밝혔다. 샤키르/AP뉴시스
중동의 산유국들이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출 금지 조치보다 중국의 석유 소비 감소를 더욱 두려워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이날 CNBC에 출연한 바레인과 오만의 석유 장관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이 석유 수요를 줄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바레인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칼리파 알칼리파 석유장관은 “수요 측면에서 위험이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역분쟁이 계속된다면 당연히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다른 요인으로는 달러 강세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7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불만을 드러내며 생산량 증산을 요구한 이후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하고 이란산 원유 수출 금지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자 시장이 불안에 떨기도 했다. 그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가 쏘아 올린 무역전쟁이 중국의 경제 성장을 둔화시켜 석유 수요를 감소시킨다는 전망까지 나온 것이다.

모하메드 빈 하마다 알 룸히 오만 석유장관은 무역전쟁이 중국의 석유 수요에 미칠 영향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그는 “시장은 공급에 초점을 맞춘다”며 “이란이 공급을 중단하면 어떤 일이 생길지에 관심을 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소비를 줄이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공급과 수요의 측면에서 모두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중유회의에서도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되면 중국의 에너지 소비와 생산·수출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수요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중국의 하루 원유 수입량은 840만 배럴에 달한다. 미국의 하루 원유 수입량은 790만 배럴이다. 중국의 현재 원유 수입에서 OPEC 의존도는 56%로 최고치였던 2012년의 67%에서 낮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OPEC과 중동 국가들의 주요 수출 대상국으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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