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현금 없는 사회’로 변모 중...카드·QR코드 결제 확대

입력 2018-09-0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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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전자화폐·모바일 결제 등, 현금보다 시간·비용 오히려 절약…일본 정부, 2027년까지 비현금 결제율 40% 목표

▲라인페이 QR코드 결제 방식. 출처=라인 홈페이지
일본은 거의 모든 24시간 편의점에 ATM기가 배치돼 있는 등 현금 사용이 문화적으로 뿌리 깊게 정착했다. 2015년 기준 일본의 비현금 결제 비율은 20% 정도다. 각각 90%, 60%인 한국과 중국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렇게 ‘현금 천국’이었던 일본에서 최근 현금을 안 받는 곳이 늘고 있다. 여러 매장과 호텔 등에서 ‘현금 지불 거절’ 포스터를 붙이고 있다.

3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캐시리스’ 사회로 변모하는 일본의 모습을 소개했다. 사업자들은 현금 대신 신용카드를 받는 편이, 3~4%의 카드 수수료를 부담하더라도 이득이 더 크다고 말한다. 현금을 받으면 잔고를 세고, 잔금을 준비하는 등 시간과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 규슈 지방의 한 약국은 ‘현금을 받지 않는’ 점포를 개점하기로 했다. 약국 주인은 “비용 절감이 목적”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전자화폐, QR코드 결제처럼 수수료 부담이 적거나 없는 결제수단도 상용화하면서 현금을 거절할 유인이 커졌다.

그러면서 신용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도 늘었다. 일본 거대카드사 JCB는 인공지능(AI) 무인 카드결제 계산대를 개발해 실험 중이다. 도쿄에서 숙박시설 북앤베드도쿄는 신용카드로만 예약할 수 있도록 했다. 리키마루 사토시 북앤베드도쿄 총괄이사는 “카드소지자는 신변을 확인할 수 있고 어느 정도 사회적 신용도가 담보돼 손님들이 안심하고 찾는다”고 답했다.

심지어 신용카드도 필요 없는 ‘지갑리스’도 유행한다. 스마트폰 하나로 하는 모바일 결제다. 스마트폰에 앱카드를 깔거나 전자화폐 지갑을 넣고 결제하는 것이다. 특히 20~30대 남성의 25%가 모바일 결제를 이용한다. 다른 세대보다 사용률이 15% 정도 높다.

라인과 야후재팬, 라쿠텐 등 거대 IT 기업들은 QR코드 상용화에 힘을 쏟고 있다. 서로 자사 QR코드 규격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3사는 지난달 1일부터 3년간 ‘수수료 제로’ 이벤트를 하기로 했다. QR코드를 통한 모바일 결제 시, 결제 망들이 연계되지 않아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미쓰비시와 미쓰이스미토모, 미즈호 등 일본 3대 은행이 손을 잡고 통일된 규격의 QR코드를 통한 새 결제 서비스 ‘뱅크페이’를 내년 론칭할 방침이다.

다만, QR코드 같은 경우 사업자가 얻는 것은 분명하나 소비자가 얻을 혜택은 불분명하다. 이미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각종 전자화폐가 생활에 어느 정도 침투한 상황에서 QR코드 사용을 위해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코드를 읽히는 수고를 소비자들은 귀찮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2027년까지 비현금 결제 비율을 40%로 높이는 것이 목표다. 정부가 ‘캐시리스 사회’ 추진에 뛰어든 이유도 비용 때문이다. 현금을 다루는 데 따른 번거로움과 비용을 금융기관과 소매점이 고스란히 부담하고 있다. 은행이 설치한 ATM 유지보수 비용은 1대당 연간 300만 엔(약 3000만 원)에 달한다. 은행이나 소매점이 1엔 단위로 일일 결산을 하는 것도 그 비용이 상당하다. 현금을 보관하고 운송하는 데 드는 비용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캐시리스 사회가 이런 번거로움과 비용을 낮춰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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